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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 033] 5월, 가정의 달

작성일
12-05-03 12:45
글쓴이
퍼스나콘 양두구육
IP
20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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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 살구는 누렇게 익어 가고
붉은 앵두는 다닥다닥 열렸네

알겠네, 지금 부모의 심정을
나 역시 내 자식을 걱정하는 걸


  庭杏欲黃熟
含桃紅滿枝
方知父母意
我亦念吾兒
 
 
 
- 이행 (李荇 1478~1534)
〈적거록(謫居錄) 람물유감(覽物有感)〉
《용재집(容齋集)》
 
 
연산군(燕山君) 10년, 무오사화(戊午史禍)의 참혹함을 채 잊기도 전에,
조선의 조정에는 또 한 차례 액운이 밀어닥쳤다.

연산군의 모후(母后)인 폐비(廢妃) 윤씨(尹氏)의 복위(復位)에
반대하였다는 명목으로
많은 신하들이 극형(極刑)을 받거나 유배(流配)를 당했던,
갑자사화(甲子士禍)가 그것이다.


당시 응교(應敎)로 있던 용재(容齋) 이행(李荇, 1478~1534)도
이에 연루되어
그 해 4월 7일에 곤장 60대를 맞고 충주(忠州)로 유배 가게 되었다.
이 시는 그 때 지은 시이다.

생사(生死)를 예측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 되면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사물들도 각별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가족과 막 이별하고 도착한 유배지에서 접하게 된
살구며 앵두의 선명한 색상과 풍성한 이미지는
평소보다 더욱 곱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잠시 시인으로 하여금 감정이 고조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시인은 더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되었을 것이다.

특히 어린 자식에 대한 걱정은 더욱 더 애절하였을 것이다.

시인의 나이, 당시 겨우 26세였으니,
자신이 만약 잘못되면 어린 자식은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렇게 자식 걱정으로 애를 태우다보니,
문득 부모의 마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자신이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듯이
부모님도 지금 자신 때문에 애를 태우고 계실 것이 아닌가.

유배지에서 접하는 아름다운 광경들은
감정을 격하게 고조시켜 자칫 말이 많아지기 쉬운데,
그런 시어를 절제한 채,
부모의 심정이라는 인류 보편의 감성으로 차분하게 대체한 것이 돋보이는 시이다.

핵가족 시대가 되다보니, 가정마다 어른과 아이 뿐이다.
모실 어른은 안 계시고, 위해 줄 아이만 있다.
걱정이든 기쁨이든, 모든 관심이 아래로만 향한다.

5월, 가정의 달이,
이 시의 시인처럼 위로 거슬러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옆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으면 한다.
가정의 달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날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을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는 많다.

 
 
 
글쓴이 : 권경열(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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