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로저
- 작성일
- 12-12-26 21:15
오늘은 꽤 한가한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웹서핑을 여기저기 하다보니 클로저 영화리뷰를 잠깐 보게 되었네요.
원래는 반창꼬를 혼자 보러갈까 했었는데, 날이 너무 추우니 내일이나 모레보면 되지 뭐 하는 생각에
집에 들어와서 바로 클로저를 봤습니다.
네 명의 주인공 모두 거의 한 눈에 반하는 사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넷의 사랑은 다 다르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 눈에 반하는 사랑을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의 사랑은 분명 저 넷의 범주 안에 들어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터널 선샤인 정도의 충격적인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처럼 묘사하긴 했지만 남자는 여자의 섹스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모든 남자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연애를 하거나 연애감정을 가졌던 여자의 섹스에 대해 단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표현 싫어하지만 딱 이 표현이 적당한거 같네요.
물론 저는 현실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행동하지는 않겠지만
감정이 극대화되는 순간이 온다면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겠죠.
남자가 여자의 섹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섹스하지 않는다"라는 상식? 편견? 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남자, 여자 모두 찌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섹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자의 사랑에는 관심을 가질 것이고,
남자도 똑같죠. 다만 그 사랑에 대한 정의가 약간은 다르기에 관심을 두는 소재에 대한 차이로 이어질 뿐일테구요.
저는 진실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만 모든 진실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속의 주인공들을 봐도 그렇구요. 앨리스는 진실을 말하는 동시에 사랑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댄은 생각보다 훨씬 찌질한 놈이었기에 앨리스는 끝까지 진실을 얘기하지 않으려다 얘기해버리고 말았죠.
앨리스가 먼저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진실을 알게 된 댄은 과연 그 사랑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요?
댄과 안나의 이야기로 비추어 보면 댄은 이번에도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을 거라 짐작하는게 당연하기는 하지만
사랑이라는 놈은 묘해서 반드시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짝사랑만 하던 때는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그녀가 야속했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오히려 그녀에게 제 자신이 사랑이 아니면 곁에 있지말고, 진실을 얘기해주고 떠나길 바라기도 합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 진정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의심은 하기 시작하면 괴롭기만 하고,
혹여 내가 더 그(혹은 그녀)를 사랑한다 생각하면 이 역시 언젠가 괴로움으로 다가오게 되죠.
정말로 사랑하기 가장 좋은 사람은 낯선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가장 좋다기 보다는 가장 쉬운? ㅎㅎ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