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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예술. 인문학 서적의 책을 즐겨 읽는데 인터넷 서점으로 이번에 주문한 책 중에는 문학서적들이 많습니다. 새번역 허만 멜빌의 <모비 딕>, <필경사 바틀비>, 김영하 번역 본 <위대한 개츠비>, 토마스 만의 최고 걸작 <브덴브로크가의 사람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빨리 읽고 싶은 책은 완역된 <레 미제라블>입니다.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어 봤지만 아직 완역본을 본 적이 없습니다. 불문학자이신 어떤 분이 <레 미제라블>을 프랑스어로 읽고 싶어서 프랑스어를 배웠고 그러다보니 불문학자가 되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완역본도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더군요. 일단 을유문화사는 제외시켰습니다. 이 출판사는 옛날 해적판 번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출판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더 클래식, 펭귄 클래식, 민음사 세 출판사의 책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더 클래식 출판사는 한글판에다 영문판을 끼워주는 식으로 해서 유명해진 출판사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출판사의 번역은 책임 번역자가 있는게 아니라 '베스트 트랜스'라는 팀명으로 여러명이 공동 번역을 하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프랑스 소설에다 영문판을 끼워 놓았으니 이거 영어 중역일 가능성이 큰 것 같아서 제외했죠.

이제 펭귄 클래식과 민음사가 남았는데.. 역자를 살펴보았습니다. 펭권은 서울대 불어교육과의 이형식 교수가, 민음사는 정기수 교수가 번역을 했더군요. 저는 여기서 민음사판을 선택했습니다. 이형식 교수의 번역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보조 서적으로 <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번역이 썩 좋지는 않더라구요. 또 다른 이유는 민음사판의 정기수 교수는 한국 프랑스학회의 원로이시고 이미  1962년에 국내 최초로 프랑스어 완역을 시도하신 분이십니다. 알아보니 50년만에 다시 한자 한자 프랑스어와 원문 대조를 해가며 번역하셨답니다. <레 미제라블>은 1862년 빅토르 위고가 발표해서 약 50년 만인 1910년에 육당 최남선이 번역했고, 출간 100년만인 1962년에 정기수 교수에 의해 완역되었습니다. 그리고 출간 150년만에 같은 번역자에 의해 다시 재완역되었습니다. 나름 한국 번역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기에 민음사판을 주저없이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20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다보니 중간에 집중력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문학동네에서 나온 만화로 읽는 <레 미제라블>도 구입했지요. 이 책은 베르나르 카포와 아르노 부틀이 그렸는데 역사적 고증을 두고 그려진 만화라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암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레 미제라블>을 주문을 했는데.. 정작 책은 바로 배송이 안된다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책이 거의 동이 난 상태인가 봐요. 올 겨울 이 책으로 못다한 정치적 변혁을 달랠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