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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울 마눌님이랑 결혼한 걸 무지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고부 갈등이 결혼 10여년 째 한번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마눌님이 먼저 교직에 나갔고 저는 별 볼일 없는 대학원생이었는데 마눌님이 임용 시험을 권유해서 교사가 된 케이스입니다.

마눌님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혼담도 많이 오고갔는데 대학원생인 저랑 결혼한 겁니다. 당시에 우리 집 쪽은 사정이 안 좋아서 전세도 못 얻을 형편이었는데 마눌이 그간 모은 돈을 제 손에 덥썩 쥐어주며 "자존심 상해하지말고.. 나중에 자기가 이자까지 악착같이 갚아~ "하고 말하더군요.
이때.. 처음으로 마눌 앞에서 눙물을... ㅠㅠ

부부들 중에는 이런 문제로 많이 싸웁니다. 남편이 자기 집에 갈 때는 소고기 사가지고 가는데 처가에 갈 때는 돼지고기 사간다고 말입니다.
근디 마눌님은 대소사 때는 몰라도 평소에 처가에 사들고 가는 것을 좋아 안합니다. 장인/장모님이 모두 여유롭게 사시니까 알아서 좋은 것 잘 드시고 잘 챙겨 입는다면서 말입니다. 반대로 시댁에 갈 때는 이것 저것 많이 사들고 가지요. 

고마운 것 중에 하나가 우연히 맛있는 음식을 먹게되면... "이거 시댁에 갈때 다음에 사들고 가자"라든지 "다음에 이 식당에서 시부모님 한번 대접하자"라고 말하고 꼭 챙깁니다.

얼마 전에 마눌님과 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TV 홈쇼핑에서 안마기 광고가 나오더군요. 마눌님이 바로 "저거 시댁에 사드리자"하면서 바로 250만원을 결재하더군요. 제가 미안해서 그러지말라고 말려도 "시부모님이 연세가 많아서 잘해드리려고 해도 더 많이 못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이럴 때는 그냥 해드리는거야"하더군요.

울 어머니 굉장히 완고하며 무서운 시어머니입니다. 그런데 마눌님만 보면 '세상에 저런 애 없다'하며 좋아하십니다.

하지만 이런 결혼 생활이 장점만 있는게 아닙니다. 부부 싸움을 하면 제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우리 부모님도 모두 마눌편입니다. 

"시끄럽다~~  며늘아이 말이 모두 옳다..  넌 어릴 때부터 좀 그랬잖냐!"   

어떨 때는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