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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했습니다. 저도 교사지만 저학년층일수록 더 힘들다는 것 압니다.
그런데 해도 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넋두리삼아 글을 적어봅니다.

어제 제 아들의 노트를 우연히 봤습니다. 유치원에서 수업한 내용들이 있더군요.
그 내용 중에는 사회활동과 관련해서 "박근혜 당선자에게 보내는 편지"라는게 있었습니다.

뭐, 유치원에게 이런 것까지 다 시키냐라는 생각도 들면서도 애들도 어린 시절부터 민주주의 참여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런데 우리 아들 노트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박근혜 당선자님, 북한을 우리 힘으로 쳐부시고 전쟁에서 꼭 이기게 해주세요"라고 적혀 있는 겁니다. 너무 섬찟한 표현에 아들에게 물었죠.
"애야, 이걸 누가 시키디?" 그러자 아들 대답왈 "유치원 쌤이 불러주고 받아 적은건데"..

정말 입에서 욕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왠만하면 유치원 졸업식에 담임 선생님한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쌩깠습니다.
뭔 이따위 교육이 다 있습니까?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전쟁의식을 심어주다니요..

집사람이랑 저랑 애를 불러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도 우리 나라고 북쪽 사람들도 힘들단다. 남쪽 사람이 더 잘사면 도와주고 베푸는게 맞지?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야 해. 그게 착한 거고 평화로운 거야"

다행히 아들이 집사람과 제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정말 세상 이상합니다. 애들에게 전쟁의식을 부추키다니요. 정말 입에서 욕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