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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맘 때면 고3 담임들은 학생들이 써온 '자기 소개서'를 봐주고, 학생이 지원한 대학에 '추천서'를 작성한다고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제가 맡은 반에 반장이라는 녀석이 있는데, 참 볼수록 비겁합니다. 학급에 궂은 일이 있으면 도망가기가 일수고 자신에게 맡긴 일은 담임이 보는 앞에서 부반장에게 슬쩍 미루는 스타일입니다. 그런 비겁함 때문에 제게 욕도 많이 들었는데 안 고쳐지네요.

학업성적으로 말한다면 내신성적은 좋은데 모의고사 성적은 별로입니다. 320점대 정도이지요. 그런데도 녀석의 부모는 얘가 천재라고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울 애는 하기만 하면 뭐든지 일등이야" 이런 말을 동네방네하고 다니는 스타일이지요

문제는 이 성적으로 부모가 서울대에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정말 택도 없는 성적이라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런데도 한사코 지원하겠다는거예요. 특정 전형에 따라 교사가 '추천서'를 쓰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이 반듯하고 성적이 좋으면 덩실덩실 춤을 추듯이 글을 쓰겠건만..... 정말 애도 부모도 다 한심한지라 글을 쓰기가 싫네요.

어떤 교사들 중에는 정말 택도 아닌 요구를 할 경우, 추천서에 '추천안합니다'를 적어서 보낸다는 말도 있긴 하네요.
추천서는 학생의 좋은 점만을 적어서 보내야 하는 걸까요?  정말 이 녀석의 야비함을 생각한다면 추천 안하고 싶네요. 

글구 이 성적으로 해봤자 떨어지는데 왜 다른 학생 추천서 쓸 시간을 빼앗는 민폐를 끼치는지.... 아 짜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