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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瑞山) 한성관(韓成寬)의 옥사 

한성관이 김철만(金哲萬)의 이름을 빌려 환곡을 받고는 김철만에게 대신 물리려고 하다가 

그대로 싸움이 일어나 구타하였는데, 21일 만에 죽었다.

[상처] 이마의 살이 터져 뼈가 드러났다.

[실인] 구타당한 것이다.

** 사건도 보이스피싱 비슷합니다. 0.0 

명의도용으로 관에서 대출을 받고 이걸 눈치채고 항의하자 살해... **

[본도의 계사] 사망하기 전에 상처를 간심(看審)한 것이 정확하고, 사망한 뒤에 검험(檢驗)한 것과 간증(看證)한 것이 자세합니다.

[형조의 계사] 소뼈로 때린 사실은 이미 검험하기 전에 발각된 것이고, 이마의 상처는 죽은 뒤에 다시 드러난 것입니다.

[판부] 실인이 명백하고 사증(詞證)도 모두 갖추어졌으니, 다시 의심할 만한 단서가 없다. 뿐만 아니라 피살자 김철만은 이마의 상처가 극도로 길고 넓어 뼈가 쪼개지고 구멍이 깊이 패이기까지 하였으니, 결코 술에 취한 것으로 인해 돌에 부딪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성관의 밀어 넘어뜨렸다는 말은 교묘하게 하려다 도리어 졸렬해진 것이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한성관이 공초에 처음에는 병에 전염되었다고 말하였으나 마을 어디에도 이미 전염병을 앓은 사람이 없었으며, 끝에 가서는 김철만이 출입하였다는 것으로 증거를 삼았으나 이웃에서 아무도 김철만을 본 사람이 없으니, 말마다 허황되고 구절마다 터무니없다. 더구나 향청(鄕廳)이 그 자리에서 체포하여 가두고 고을 수령이 그 당시에 적간(摘奸)하여 공적인 증거가 이미 갖추어졌고 단안이 엄연히 있으니, 비록 반드시 사형해야 할 상황에서 살려 줄 길을 찾고자 하나 실로 방도가 없다. 회계한 대로 시행하라. -6월-

** 소뼈로 때려서 두개골 파열 ㄷㄷㄷㄷ ** 

[판부] 몽둥이와 칼이 그런 것이지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한 것은 해당 낭관의 말이 옳고, 고의로 죽인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한 것은 해당 당상의 의견이 마땅하다. 그러나 뼈가 부서진 경우에는 보고기한이 50일이다. 그렇다면 김철만이 목숨을 잃은 것은 21일 만에 있었고 상처 또한 매우 낭자하니, 한성관이 나이가 어리고 미련하다는 이유로 동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면천(沔川) 이혹진(李或辰)의 죄상이 대략 이 옥사와 서로 비슷한데, 이혹진의 옥사는 이미 죽은 자가 사망하기 전에 관아에 고발하지 말라는 말을 하였고, 또 당초 문제가 발생한 것은 장난으로 인한 것이 원인이었으므로 겨우 살려 주는 쪽으로 처벌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 옥사는 이미 이혹진의 옥사와 같은 두 가지 점이 없으니, 의심스런 단서는 추후 천천히 따져 보더라도 무방할 것이다. 한성관을 우선 전과 같이 동추(同推)하게 하라. -갑진년 윤3월-

** 보고기한은 사망까지 걸린 기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구타의 경우는 20일 정도 보는 듯, 즉 구타를 했는데 19일만에 죽으면 구타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21일만에 죽으면 구타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아니라고 보는 게 원칙입니다. 

[본도의 계사] 돌에 부딪쳤다고 핑계를 댄 것은 소뼈로 때린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유지] 뼈가 부서진 경우에 보고기한이 이미 50일이니, 20일의 보고기한은 다시 의논할 것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다만 김철만이 사망하게 된 상처가 이마에 있는데, 이마는 반드시 사망하는 급소로 10일을 넘길 수가 없다. 만약 한성관이 소뼈로 매우 세게 때려 살이 터지고 뼈가 드러났다면 어찌 21일이나 되도록 오래 살아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또 더구나 소뼈 운운한 것은 김복상(金卜尙)과 매산(賣山)의 공초에 보이는데, 김복상은 김철만의 아비 된 마음에 마땅히 최선을 다하여 말하였을 것이고 매산은 또한 사망한 자의 이성(異姓) 친척이니, 둘 다 공정한 증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구타할 때, 매산이 이미 “목격하였다.”고 말하고 또 “등지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사용한 도구는 관아에 갖다 바치지 않았으니, 이른바 소뼈라는 것도 자연 근거 없는 말이 되어 버렸다.

대개 한성관은 나이가 겨우 17세로 아직도 총각이니, 그의 어리석고 무지함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철만이 비록 상놈이고 한성관이 비록 양반이라고 하나 김철만은 건장하고 한성관은 잔약한데, 김철만이 어찌 고개를 숙이고 매를 맞고 있을 리가 있었겠는가. 상처가 혹 대단하여 죽음을 넘나드는 형세였다면 보고기한 동안 잡아 가두는 것은 본래 법으로 정해진 규례인데, 어찌 본 고을의 수령이 임소로 돌아온 날에 곤장으로 다스린 다음 풀어 주는 일이 있겠는가. 그로 인해 사망하였다는 피살자 쪽의 공초는 참으로 꾸며 낸 말임을 알겠고, 술에 취하여 돌에 넘어진 것이라는 피고의 공초는 혹 괴이할 것이 없다고 하겠다. 이마는 반드시 사망하게 되는 급소인데도 이미 보고기한의 날짜가 지났고 소뼈로 매우 세게 때렸다는 증언도 모두 근거 없는 말이 되었으니, 나로 인해 죽었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고의로 죽였다고 귀결짓는 것은 불가하다. [빈칸, 내용은 아래에]  한성관을 특별히 풀어 주라. -경술년 7월-

** 자비로운 정조가 무죄방면 특사를 내려줍니다. 

심리록 전체에서 보면 정조가 사형수에 대해 왠만하면 살려줄 쪽으로 고민해봐라 이런 주문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보면 정조가 요즘 살았으면 키워질 좀 많이 했겠다 싶은게 ..

본도(사건이 일어난 도의 관찰사), 형조에서 참작의 여지가 없으니 죽이자 하면 

공초(수사 및 공판 기록)에 뭐가 부족하네, 어떤 점이 의심스럽네 하면서 다시 조사하라 하고 

그런데 또 본도나 형조에서 이건 정상참작을 해서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으면

이래저래해서 사건이 흉악한데 살릴 수 없는 거 같은데 .. 하면서 다시 조사해라 합니다.

근데 이게 사건에 따라 둘 중 하나 입장이 아니라 한 사건에서 자주 왔다갔다 해요.

그러는 사이에 위에 빈칸 내용은 ..

[11년 동안이나 옥에 갇혀 있었고 수백 차례나 형신을 받았으니, 충분히 징계되었을 것이다.]  헐..

11년이면 양호하고 15년 20년 옥에 갖혀서 조사받는 사람도 종종 있어서 ㅋ

마침내 살려준다 해도 사는게 사는게 아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