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와 악의 평범성
- 작성일
- 13-12-19 21:11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학살의 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서 아렌트는 소위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표현을 이야기한바 있습니다.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으로 아이히만같은 학살행위나 악행이 특출나게 악한 악인이나 광인에 의해서 저질러졌다기 보담은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수있는 보통사람들에 의해서 저질러졌음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안일한 무사고, 무사유때문이라는 것이죠.
체제나 시스템이 자신에게 부여한 임무나 역할을 아무런 비판적 성찰이나 반성없이 수동적으로 수행한 결과가 학살로 이어졌다는 걸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죠.
이를 일베와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일베충들이 특별히 사악한 부류는 아닐겁니다. 흔히 주변에서 볼수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범죄행위를 모의한다고 해도 온라인에서 글로 끄적이는 것이니 지껄이는 것일뿐 실제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케이스는
일베충들 내에서도 많지 않을겁니다.
대자보건을 보면 실제로 대자보를 찢어서 인증하는 일베충들이 있지만 그런 부류는 일베충내부에서도 일부라고 봐야죠.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썼을때 수많은 사람들이 아렌트를 비난합니다. 어떻게 아이히만같은 학살행위를 저지른
인간을 두둔할수있느냐고 말이죠. (영화 <한나 아렌트>를 보면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잘 나옵니다. 시간되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
왜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요?
아렌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아이히만을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히 사악한 인간임에 틀림없다고 해야 자신들의 평범성이
합리화될수있기때문이죠. 아이히만의 악함을 강조해야 자신들의 "평범함"이 선량함으로서 옹호될수있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일베충의 특출난 사악함을 강조하는 사람들 예컨대 일베는 우파나 보수라기보다는 미친놈들, 쓰레기일뿐이다로 보는 사람들의 속마음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일베충들의 특별한 사악함을 강조해야 체제내에서 안주하려는 자신들의 우파적, 보수적 평범함이 합리화될수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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