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게임 감상, 초강력 스포
- 작성일
- 14-01-05 17:11
게임 자체에 대한 강력한 스포가 있습니다.
5회를 아직 안봤고 앞으로 보실 계획이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방송 내용과는 조금 관계가 떨어지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은근슬쩍 저격하는 거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군요. 저도 앞으로 글 쓸 때 조심해야 겠습니다.
5회 메인매치는 7계명입니다.
9명의 플레이어는 각자 최대 10개의 법안을 발의할 수 있고 다른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은 개인법안을 가집니다.
단독우승자는 생명의 징표 두개를 받아 한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여기 강력 스포)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진 개인법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A: 게임 종종료 시 보유 칩이 0이면 50점 득
B: 점게임 종료 시 자기 칩 색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음
C: 게임 종료 시 자신의 칩 중 한 색깔을 골라 칩당 +2
D: 게임 종료 시 남의 칩 중 파란색 칩 수가 자기 점수
E: 게임 종료 시 특정색 칩당 -1점
F: 게임 중 아무 법안이 통과될 때마다 아무나의 칩을 하나 삭제
G: 게임 종료 시 지정하는 특정색 칩을 칩당 +2점
H: 게임 중 아무때나 원하는 만큼 자기 칩을 남에게 줌
I : 게임 중 칩을 받을 때마다 와일드카드가 생김
물론 개인법안은 비밀리에 주어집니다만,
자기 개인법안의 속성상 상성이 맞는 타인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H
그리고 게임 설계 자체에 각자 제출, 지지, 반대하는 법안을 통해 또는 정치를 통해 알아내는 것도 포함되어 있으니 ..
중후반에 가면 못해도 각각의 플레이어는 50% 이상 출연자의 개인법안을 아는 게 자연스러우리라 봅니다.
이런 것을 모두 고려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전지적 시청자 시점에서 기술하겠습니다.
A는 H 또는 F와의 동맹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F는 자신의 칩을 없애줄 조력자이고, H는 마지막 순간에 자기에게 칩을 투척해서 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F와 H의 능력은 게임 내내 발휘되며 승리를 노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종류입니다.
많은 사람과 교섭을 하겠죠. (개인적으로 이상민이 이 역할에 적임자 같군요)
기본 전략은 두 가지인데
H와 동맹을 맺고 쭉 가다가 마지막 순간에 절대찬반으로 칩을 모두 날린 후 H가 저격하지 않는 조건입니다. 이 경우 마지막 순간이 되기 전에 절대찬반 금지가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 H와의 공동이익
다른 하나는 F와 동맹을 맺고 야금야금 빼면서 전략을 H에게 들키지 않는 겁니다.
B는 G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E와도 관계를 유지해야하고, F, H의 도움도 받으면 좋습니다.
(F와 H는 기본적으로 모든 플레이어에게 필요합니다.)
기본 전략은 칩을 최대한 모으고 G의 버프를 받는 겁니다. 칩을 최대한 모으는데 F, H의 조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E의 저격을 피해야 합니다.
필요한 조건이 많기 때문에 승리하려면 정치적 능력이 요구되며, 일단 정치로 결속만 된다면 17개의 칩으로 51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체법안에서는 찬반 때 칩이 들어온다는 법안의 통과를 놓고 A와 이해가 상충되겠네요.
C가 필요한 사람은 B와 비슷해서, 우승을 노리려면 비슷한 자원을 놓고 B와 빡세게 경쟁해야 합니다.
하지만 판에 칩이 늘어날 수록 좋다는 점에서는 B와 이해가 일치하기도 합니다.
B, G와 동맹을 맺었고 칩수는 많으나 색깔 통일이 안되었을 때 (B의 입장에서는 승리) 역전을 노려볼만 합니다.
D는 B, E, F가 필요합니다. F가 다른 이의 칩을 제거할 때 파란칩을 남기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B가 자신이 승리할 색깔로 파랑을 지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G가 B를 돕도록 해서는 안되고 E의 도움을 받아 합니다.
E는 자신의 승리라기보다는 저격 역할에 가깝고, G, F와 연합하여 킹메이커가 될 수 있습니다.
B의 승리에 최대 걸림돌이며, 따라서 B를 제치려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유용한 존재입니다.
F 는 역시 자신의 승리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F 자신의 능력은 게임 초반에 반드시 밝혀질 수밖에 없는데
모든 플레이어는 승리하거나 꼴찌를 면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F에게 딜을 제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G는 위에 적은 바대로 B나 C의 승리에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F와 합작하여 어느 정도의 점수 조작이 가능하고 꼴찌 면제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H 칩의 수에 있어서는 F만큼 강력하지 않지만 아무때나 원하는 만큼 능력 발휘가 되므로 게임 내에서의 위치는 F에 근접합니다.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찬성/반대시 칩이 생긴다는 전체 법안을 지지해야 할 겁니다.
특히 A의 생사가 H에게 달려있습니다.
I는 그대로 와일드카드에 가까운 능력입니다. H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며 H가 E의 견제를 받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누구에게도 크게 필요한 상당한 능력이지만 전체법안에 의해 근본적으로 능력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점에서 A(F와 연합하지 않았을 경우)와 이해가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승리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판세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좋은 기능이라고 봅니다.
게임 중 제시되었던 필승법은 주의깊게 사전 공작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뒤로 갈수록 분석이 엉망이지만 ..
대략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서로 상성이 있거나 승리를 위해 필요한 자원(다른 플레이어의 능력)이 겹치기 때문에
아주 역동적인 이합집산이 벌어질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공동우승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재미의 한 요소가 되겠죠.
5인의 공동우승이 가능하다면 5인 연합을 체결하는 것이 필승이겠지만 많은 변수를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애초에 게임이 공개되었을 때 3인 이상 연합이 생기기 어렵거나 생기더라도 끊임없이 유동할 것이라고 보았는데요.
약간의 변수를 제외하면 5인이 팀을 이룰 때 팀은 필승을 하겠지만, 공동우승이 아닌 한 우승-면제를 제외한 3명은 데스매치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즌1 김구라의 표현을 빌자면 "아무 의미가 없어. 어차피 한명 죽는 거 아니야"라는 거죠.
그런 면에서 이번회에서 아쉬운 점은
이상민과 임윤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우승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수 연합 중 신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 누구도 데스매치를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도 있고요.
조유영은 생명의 징표를 받기로 했으니 자신의 우승을 포기하고 이상민을 도운 것이 이해가 되지만
노홍철 은지원 유정현 이두희의 팀에 대한 의심없는 충성은 게임의 재미를 아주 떨어뜨립니다.
그 이유에는 (개인적인 추측이 될 수밖에 없지만) 연맹의 힘으로 데스매치 따위 충분히 이긴다 .. 라는 계산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데스매치 상대를 선정할 때 보였던 노홍철의 깝죽은 전략/전술적인 블러핑이라기보다 연맹의 힘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임윤선의 페북을 보면 확실히 그런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고요.
(페친 중 하나가 노홍철 찍으면 쪽수로 당할 것 같아 그런거죠? 라고 묻자 아무래도 그렇죠 라는 식으로 답함. 임요환에게 자기 살자고 데스매치 끌어들였다고 사과 ..)
결과적으로 총평을 하자면 엄청나게 재미있었을 수 있는 게임이
연맹의 힘... 이라는 요인으로 인해 재미가 크게 감소되었다는 겁니다.
게임 이해도에 대한 평을 원하시면 ..
전체적으로 지니어스 게임은 두 가지 차원의 게임이 있습니다.
하나는 최종 승리를 위한 정치 게임이죠. 하나는 당면한 게임의 승리를 위한 게임 능력입니다.
최종 승리를 위해서는 끝까지 탈락하지 않아야 하고, 따라서 데스매치에 어지간한 자신이 없는 한 지목을 피해야 합니다.
다수 연맹의 힘을 믿더라도 .. 언제 개인전이 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요.
적팀?인 홍진호조차 '저러다 밉보여서 꼴찌에게 찍힐텐데'라는 충고까지 들을 정도로 튀게 행동하는 건 아직 장기 레이스에 미숙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죠. 같은 상황에서 이상민이나 시즌1의 성규가 (하다못해 김경란이라도) 어떻게 행동했을지 상상해보면 비교가 되죠.
이번 게임 자체는 .... 뭐 전체 총평으로 갈음할 수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