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남들이 바쁘게 삼삼오오 고향에 내려가는 그 시간에 저는 집에서 한가로이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내팽겨쳐두고 잠시 내려놓고

고전명작 드래곤 퀘스트를 플레이하며 용사의 전매특허인 '가택무단침입&갈취'를 하고 있었더랬었죠.


그러다 울려오는 전화벨.

번호는 모르는 사람의 것이었고, 무심코 받아서 여보세요? 하고 대답했죠.

그 순간에 걸려오는 목소리. 'ㅇㅇ과장님 아니세요?'


아, 4달전에 안양에서 막창에 술 한잔 하고 헤어졌던 거래처 과장님이었습니다.

회사 있을 때부터 저의 중요한 고갱객님이기도 했고요^^

가끔씩 그날 술마시고 헤어질 때, "다음에 연락할 때에는 다른회사에 몸담은 모습으로 보겠네요"라고 하시던게 기억에 선했는데...

반가운 마음에 근황을 물어보니 그 약속을 지키셨더군요. ㅎㅎ

저도 부탁을 받아 여기에 구직광고를 냈었던 그 거래처 법인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한국에서 철수 했다고 그러시더군요.

기아차 포르테(TD)에 들어가는 히팅시트의 히터와이어를 납품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었는데

계약이 만료되고 LF,VG,SF같은 다른PJT건도 한국의 독과점 업체에 밀려 입찰에서 떨어지면서 한동안 어려웠다가,

올뉴카렌스(RP)에 납품을 대면서 살아나나 싶더니 차량 판매부진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결국 본사의 방침을 막기 어려웠나 봅니다.

국내 법인을 참 힘겹게 유지해 가면서 근 6년간 고락을 함께 했는데, 시원 섭섭한 것도 있고요.

어쨌든 이직한지 아직 몇 주 되지 않으셨다고 하던데 비록 전직장 직급은 아니지만, 더 좋은 대우도 받게 된 것 같고, 사업장도 화성에 위치해서 무척 가까워졌더군요.

제가 게으른편이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얻은 게 몇 분 되지 않는데, 그래도 그 몇 몇 분들덕에 나는 외롭지 않구나 라는 보람을 느낄 때가 이런 때인 것 같습니다.



...인자 여자의 마음만 얻으면 되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