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중학교 운동회 때 일입니다. 운동회의 꽃인 릴레이가 있었습니다. 우리 반 대표로 4명이 뛰었는데 그 중 현석이라는 애는 우리 학교에서 제일 달리기가 빠른 아이였습니다.

우리 반은 현석이가 있기에 당연히 우승을 예상하고 있었죠. 현석이는 달리기 잘 하는 아이가 그렇듯이 맨 마지막 주자로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반 세번 째 주자가 넘어지는 바람에 도저히 1등으로 달리는 아이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현석이는 설렁설렁, 마치 제자리 뛰기를 하듯이 제일 꼴등으로 들어왔습니다.

당시 담임 선생님이 상냥한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현석이가 결승점에 들어오자 말자 그 애를 한구석에 데리고 가서 엄청나게 호통을 쳤습니다.
'사내 자식이 반 대표로 나갔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우승을 못한다고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냐? 너에게 기대를 하고 응원했던 우리 반 애들에게 사과해라!'

오랜 세월이 지나도 중학교 시절을 떠올릴 때 먼저 생각나는 것이 운동회 때 그 사건입니다.
 
소치 올림픽 쇼트 트랙에서 보여 준 이한빈 선수의 행동은 한심함 그 자체입니다. 어떻게 자신이 1. 먼저 반칙을 해놓고,  2. 상대방 선수에게 화를 내고 3.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지를 않고 경기를 포기를 합니까? 올림픽에 여섯 번 참여한 선배 이규혁 선수는  "어쩌면 올림픽은 핑계였던 것 같다. 그저 스케이트 선수를 더 하고 싶었을 뿐이다." 라는 가슴 뭉클한 멘트를 남겼습니다.
두번이나 넘어지고도 끝까지 완주해서 동메달을 따낸 박승희 선수는 이한빈 선수의 여친입니다. 빙상연맹의 병맛에 이를 갈며 러시아로 귀화해서 까지 쇼트 트랙에 인생을 건 안현수는 또 어떤가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 대표로 나선 선수는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합니다. 메달 색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수의 태도입니다. 빙상연맹은 메달 색깔 이전에 선수의 인성 교육부터 먼저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