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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democracy을 거부하고 독재나 노예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분명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플라톤을 전제정치를 

그러나 플라톤의 정치철학를 단순히 전제정치나 독재를 옹호하는 논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그 이상국가는

단순히 군주에게 무한 권력을 부여해서 다른 계급 혹은 계층을 착취할수있는 권리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올바른 것(to dikaion)의 에이도스 혹은 이데아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철인정치를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이죠. 

플라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올바른 국가는 그의 후기작인 <티마이오스>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플라톤은 데미우르고스라는 창조자를 이야기합니다. 데미우르고스는 코스모스 즉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계를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식으로 창조하는 신으로 제시됩니다. 고로 데미우르고스야 말로 플라톤이 생각하는 가장 올바른 현실세계의 원리의 체현인 셈이죠. 

그런데 데미우르고스가 생각하는 우주 혹은 세계의 좋음(agathon)은 그 구성요소의 여럿(polla)이 각자가 완벽하게 보존되는 동시에 서로간에 조화롭고 균형있는 상태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각각의 일자성과 그 일자성간의 상호 공존성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상이 가장 올바르며 좋은 상태라고 본 것이죠. 

플라톤의 이상국가에서 그 구성원인 개개인은 각자가 가진 본성의 자기 동일성을 보존하고 유지합니다. 그러나 그 개개인들은 서로 무관한 존재들이 아니라 서로간에 조화로운 관계를 맺음하에서만 자기동일성을 유지할수있는 상호의존적 존재들입니다. 그 구성원들의 "여럿"으로서의 다수성이 전체로서의 공동체 혹은 국가와 조화롭게 결합되고 통일되는 일자성.  이런 원리가 구현되었을때 비로소 올바른 국가가 완성된다고 본 것이죠. 

<국가>에서 플라톤은 올바른 인간이 가진 덕성으로서 지혜, 용기, 절제, 그리고 정의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 덕성은 국가를 이루는 세가지 기능 즉, 지배기능, 수호기능, 생산기능의 담당자들에게 요구됩니다. 지혜는 지배기능을 담당하는 자에게 필요하고, 용기는 수호기능을 담당하는 자, 절제는 생산기능을 담당하는 자에게 필요한 덕성인 것이죠. 정의는 이들 모두에게 보편적인 윤리로서  요구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 국가내의 기능들은 서로간에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어서 구성원은 각자가 소속된 기능들에 충실했을때에 조화로운 전체로서의 국가가 가능해 집니다. 

그러나 인간은 데미우르고스적인 이상적 영혼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를 동시에 가진 존재죠. 때문에 신체적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데 이런 욕망에 의해 이상적 상태는 늘  깨어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럴때에는 통치자가 가진 지혜 혹은 이성으로 불균형이나 부조화를 조절해야한다고 보았습니다. 플라톤이 민주정을 반대한 이유가 여기서 나옵니다. 그가 보기에  민주정에서의 상태는 생산기능을 담당한 구성원이 자신이 가진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고 지배기능을 침범하여 통치함으로써 성립하는 국가입니다. 지혜로운자에 의해 조절되고 통치되는 군주제를 가장 바람직한 이상국가로 본 반면 민주제를 그것의 타락된 상으로 본 것이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가장 바람직한 정체는 군주제이고 타락된 정도에 따라 명예정, 금권정, 민주정, 참주정의 순으로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민주정의 뒤에 참주정을 둔 부분입니다. 특정한 개인에 의해 통치를 한다는 점에서는 형식상 공통점이 있지만 내용에서 보면 군주정과 참주정은 극과극의 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주정이 지혜로운 철인에 의한 통치라고 한다면 참주정은 사적인 이기심으로 충만한 탐욕스러운 개인에 의한 지배라고 할 수 있죠. 참주정은 민주정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태보다도 더 나쁜 최악의 통치체제로 이야기했던 것이죠. 

이를 놓고보면 플라톤이 군주제를 옹호한 이유는 일개 군주의 무절제한 권력을 옹호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가장 지혜로운 자에 의한, 이성에 의한 통치를 가장 올바른 동시에 조화로운 국가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할수있는 것이죠.  더욱이 플라톤이 이상국가에서의 구체적 정책으로 오늘날의 관점으로서도 급진적이라고 할수있을 남녀평등, 여성공유제, 재산공유제 등과같은  공산주의적 이라고 할만한 주장을 한 것으로보아 그의 철학을 오늘날의 독재정치의 옹호로 해석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할수밖에 없는 것이죠. 오히려 플라톤의 이상국가는 강력한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에 의해 공공성을 완벽하게 추구하는 공산주의 국가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