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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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를 참 무서워 한다. 그래서인지 차를 야외에 받쳐놓으면 내차에만 새똥이 떨어져 있는 것일까. 암튼. 새가 무서운 까닭은 새와 눈을 마주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른 동물을 쳐다볼 때, 눈을 마주친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런데 새는 눈을 마주할 수 없다. 새의 눈을 쳐다보면 그놈이 나를 쳐다보는지 내 뒤를, 옆을 보는지 알 수 없다. 조금더 시야를 확대하면 새는 표정이 없다. 그래서 더 무섭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표정도 없으니, 이 녀석이 나한테 날아오를지, 어떨지. 부리를 들이밀지, 어떨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당명을 고쳤을 때, 나는 새를 생각했다.(아마 다들 그럴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 안방마님을 닭**이라고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그들은 당명처럼 어떤 표정도 없이 눈길도 마주치지 않고, 지들 멋대로 시선을 돌린다. 청와대 안방마님이 티비에 나올 때마다,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표정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닭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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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트위터 중 최고로 뽑힌 하나는,

"왜 정부는 채동욱의 아들만 찾아주냐"는 것이었다. 100% 신뢰할 수는 없어도 채동욱의 아들이 맞다는 주장은, 과학을 뛰어넘는 신념이 있다는 말이어서 무섭다. 그런 신념을 좀 다른 데에 퍼붓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이미 그네들의 뇌구조는 "Groupthink"의 노예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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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가" "토끼전" 판소리와 판소리계 소설. 일제강점기 이전에 존재하던 이 텍스트의 제목의 대부분은 이 둘이다. "토별가"등등 다른 이본 제목도 보이지만, "별주부전"이라는 제목은 내가 알기론 단 한 편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제목들이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거의 대부분 "별주부전"으로 바뀌게 된다.

동일한 구성을 갖춘 텍스트가 제목을 바꾼다는 것, 그것도 작품의 주인공을 달리해서 제목을 수정한다는 것은 의미를 찾을 만하다. "토끼전"이라는 제목을 갖춘 텍스트를 일반 독자들이 읽을 때, 그들은 "토끼전"이 가지고 있는 트릭스터의 재미를 발견하면서 읽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토끼전"의 주된 목적은 그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설화와 문화를 연구하던 일본인 학자들은 조선과 일본의 설화의 대강이 다른 것에 의아해 했다. 조선에 꾀로써 강한 것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많은 것은, 조선이 문을 숭상하던 나라였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대신 일본의 이야기들은 무력을 통해 다른 대상을 압도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것도 역시 무를 좋아하는 민족성에서 찾았다. 이들이 파악하지 않았더라도 사실 조선의 이야기들은 지혜를 겨루는 내용이 많다. "토끼전"도 그 부류다.

하지만 "별주부전"이라는 제목을 접한 채, 텍스트를 읽게 되면, 독자들은 별주부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텍스트를 읽게 된다. 별주부의 역할은 바로 "충"이다. 이 "충"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들여온 "황교"의 중심이다. 제목 하나를 바꿈으로써 '트릭스터'에서 '충'으로의 가치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꾼 목적의 근원은, 결국 자신들의 본질은 동일하게 유자히면서도 다른 시선으로 봐주기를 바라는 속내였을 것이다. 맞다. 바뀐 게 있다. 더 지랄맞고 더 야비하며 더 썩었고 더 냄새난다. 이런 가치전환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완벽한 성공이다. 축하한다. 새누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