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적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 동아일보 1991.08.21
- 작성일
- 14-05-26 22:12
이 정도의 수사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검찰이 그토록 애를 쓴 것인가. 검찰이 발표한 장문의 「오대양관련사건 종합수사결과」를 속속들이 들여다 봐도 이 사건에 관해 제기된 의문점은 그대로 풀리지 않은채 남는다. 김기춘 법무장관이 이달초 국무회의에서 검찰수사로 밝혀내겠다고 한 4가지중 어느 하나도 속시원하게 밝혀진게 없다. 김장관이 검찰수사로 밝히겠다고 한 국민적 의혹은 실상이 드러나지 않았다.의혹이 걷히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짙은 안개에 휩싸이게 됐다. 검찰 수사결과를 보고 나서 사건의 경위,32명의 집단변사에 이른 실제의 형편을 이제서야 납득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사건 수사에 임한 검찰도 그런 자신을 하지 못할 것이다. 검찰이 발표한 「오대양관련사건 종합수사결과」에서도 확신의 결여가 곳곳에 나타나 있다. 미흡한 수사에 대한 군색한 변명을 길게 늘어 놓았지만 그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첫째,집단변사는 자살인가,아니면 타살인가 하는 근본적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특히 최후의 변사자 이강수씨의 사인에 대한 법의학자들의 이견,여자 12명의 체내에서 발견된 정액 등에 대한 설명이 어딘가 억지라는 느낌이 든다. 박순자여인이 긁어 모은 사채의 행방이 묘연한 것은 수사당초나 수사가 마무리된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검찰수사가 파악한 채권총액은 채권자 3백40명에 1백8억원이라고 한다. 그중 4억6천만원이 세모쪽으로 들어간 사실만 확인됐을 뿐이다. 암장범들의 자수동기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탁명환씨등이 주장하는 세모의 오대양관련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자작극이라는게 검찰의 수사결론이지만 그것만을 위해 중형,나아가 극형이 예상되는 범죄사실을 자수 자백하고 나설 수 있다는 말인가.
둘째,국민적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특정정치세력 또는 인사와 이 사건 관련여부에 대한 검찰수사는 특히 군색하다. 삼우트레이딩(주)에 대한 은행의 거액대출,한강유람선 운항업체 선정과정 등 의혹을 푼다고 사건 당시의 대통령경제수석 은행감독원 부원장 서울시 부시장 등을 환문했다. 신문하는 사람이나 신문받는 사람이나 모두 위법사실이 없다는 것을 해명하는데 진력했을 뿐이었다.
첫째,집단변사는 자살인가,아니면 타살인가 하는 근본적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특히 최후의 변사자 이강수씨의 사인에 대한 법의학자들의 이견,여자 12명의 체내에서 발견된 정액 등에 대한 설명이 어딘가 억지라는 느낌이 든다. 박순자여인이 긁어 모은 사채의 행방이 묘연한 것은 수사당초나 수사가 마무리된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검찰수사가 파악한 채권총액은 채권자 3백40명에 1백8억원이라고 한다. 그중 4억6천만원이 세모쪽으로 들어간 사실만 확인됐을 뿐이다. 암장범들의 자수동기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탁명환씨등이 주장하는 세모의 오대양관련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자작극이라는게 검찰의 수사결론이지만 그것만을 위해 중형,나아가 극형이 예상되는 범죄사실을 자수 자백하고 나설 수 있다는 말인가.
둘째,국민적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특정정치세력 또는 인사와 이 사건 관련여부에 대한 검찰수사는 특히 군색하다. 삼우트레이딩(주)에 대한 은행의 거액대출,한강유람선 운항업체 선정과정 등 의혹을 푼다고 사건 당시의 대통령경제수석 은행감독원 부원장 서울시 부시장 등을 환문했다. 신문하는 사람이나 신문받는 사람이나 모두 위법사실이 없다는 것을 해명하는데 진력했을 뿐이었다.
그런식으로는 자세한 경위,그 거래와 압력의 실상이 밝혀질 수가 없는게 아니겠는가. 사건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핵심인물로 수배된 7명을 한명도 검거하지 못한 수사는 무능이나 태만탓인가. 아니면 직무유기인가.
하기야 검찰수사가 전능일 수는 없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지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광신적 종교집단 특유의 맹신은 수사의 애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애로사항을 염두에 두면서도 여기서 우리가 특히 짚어두어야할 대목이 있다. 검찰이 주장하는대로 정상적인 사법절차,증거주의에 의한 수사절차의 한계를 국민들이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권력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으레 수사가 미진할 수 밖에 없다는 일종의 통념이 국민사이에 형성되면 그것은 기존의 검찰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배태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오대양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여러가지 의혹을 풀지못했다. 그 결과는 사회적으로 만연될 불신의 증폭이다. 검찰은 서둘러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진상규명에 집념을 보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