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입대했던 날 기억..
- 작성일
- 14-05-27 00:55
우째 자꾸 군대얘기만 쓰게 되네요--
뭐 어떻게 하다보니 늦어진 입대였고 까짓거 후딱 갖다오자 뭐 이런 심정으로 가려고 혼자 들어가려고 했었죠. 부모님도 마중나오지 말고 걍 오션월드 가시라고 했었고..
근데 친구들 4명이 배웅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신기한 건 입대 당일 부모님과 아침을 같이 먹는데 제가 평소 시험기간만 되어도 예민해져서 밥도 잘 못먹는 편인데 그 날은 밥맛이 좋더군요;;
심지어 친구들 만나서 뭐 먹을까 하다가 부대찌개가 땡겨서 단골집으로 점심먹으러 갔는데 무지 맛있는겁니다;; 제가 제일 많이 먹어서 애들이 진짜 신기해했다능--ㅋㅋ
먹고 싶은거 다 먹고 들어가라고 하길래 또 문득 베스킨라빈스가 생각나서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고..
2시까지인가 오라고 했는데 입대행사하는거 보기 싫어서 일부러 3시 반인가 느즈막히 들어갔는데
갑자기 친구넘이 근처 슈퍼에 들어가더니 훈련소 들어가면 생각날거라면서 콜라 페트병을 마시라고 하더군요 ㅎㅎ
그닥 먹고 싶지 않았는데 실컷 마셨죠. 근데 진짜 훈련소 들어간 후로 실컷 마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암튼 느즈막히 스윽 들어갔는데 어떤 아저씨가 왜 이제 왔냐고 해서 대충 둘러대고..
어떤 건물 근처로 가니 웬 조교가 대뜸 저한테 반말로 혼자왔어? 이러길래 순간 속으로
뭔데 초면에 반말이지? 그냥 못들은 척 할까 했는데.. 결국 쫄아서 예..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무슨 큰 강당에 들어가니 수백명의 빡빡머리들이 목욕탕의자 깔고 쭉 앉아있더군요.
쪄죽을것 같은 더위에 거기 앉아있다보니 이 수많은 무리속에 껴있는 나라는 존재는 이제 보잘것 없는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 잦됬구나 하는 실감이 나더라는 ㅎㅎ
어떤분들은 훈련소 첫날밤에 그런 기분을 느꼈다는데 전 그날 밤은 그냥 잘 잤고 암튼
그 엄청 큰 강당 안에 수많은 인파 속에서 목욕탕의자 깔고 앉아있다가 느낀 그 절망감은 잊을 수가 없네요 ㅎㅎ
암튼 이게 벌써 21개월 전 기억이군여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