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의 편리함
- 작성일
- 14-06-09 18:47
바로 아래 등록금의 현실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라피옹이 퍼주셨네요.
저도 온라인에서 캡쳐본을 보고, iptv로 봤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대다수 학생들의 방관이었습니다.
몇몇 학생들과 몇몇 교수님들을 제외하면
학교는 너무나 편안했습니다.
문제의식 자체를 못 느끼고 있더군요.
총장이 교육시설에는 투자하지 않고 적립금으로 대출을 땡겨써도...
수백억 들인 교육시설을 총장 소유의 리조트가 전용으로 사용해도...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부하는 친구들이 컴퓨터에 소프트웨어가 깔려있지 않아도...
대다수 학생들은 평화로웠습니다.
소수의 교수님과 학생들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학교측과 싸우고 있습니다.
벌써 몇몇 교수님들은 파면당했습니다. 총장과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이지요.
만약에...만약에...이 싸움에서 이겨서 학교가 정상화가 된다고 치면 어떻게 될까요?
누가 대신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며 자기들을 위해 대신 싸워줬다고 생각할까요? 그리고 그들을 보듬을까요?
아니면 누군가가 해결해줬겠지 하면서 그 싸움으로 얻은 콩고물을 거저 먹으려 할까요?
후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히려 전자의 소수에게 학교를 시끄럽게 해서 학교 다니기 불편했다는 오명을 씌울 가능성도 높습니다.
항상 그래왔어요.
소수가 희생하며 싸우면 다수의 방관자들은 콩고물에는 눈을 밝히지만 상처투성이가 된 사람들은 밀어냅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과 민주주의의 발현..
하지만 지금 광주는 많은 이들에게 빨갱이라고 불립니다.
일베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보수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민주주의는 박정희, 전두환이 가져다 준 것이지...소수의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싸웠던 이들은 도시에 최루탄 냄새를 나게 하는 원흉일 뿐입니다.
등록금 동결
저희때도 그랬지만 비싼 등록금의 이유를 알아보고 투쟁하는 이들은 소수였습니다.
그 소수 때문에 등록금이 동결되고 인상율이 낮아도 그들에게 감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학생들은 쓸데없이 학교 시끄럽게 하는 데모꾼들일 뿐이죠.
ktx 민영화
파업하는 빨갱이들 때문에 KTX 열차의 막차가 빨라져서 빨리 가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교조
전교조 선생님들은 적어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고자 출발했습니다.
그 선생님들이 학교 내에서의 부당함과 싸우고 학생을 인격체로 대한는 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그냥 빨갱이일 뿐이니까요.
비단 사회적 이슈뿐만이 아닙니다.
저도 유사한 경험을 여러차례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 한 사례입니다.
아파트가 재개발아파트인데 조합장이 많이 해먹은 모양입니다.
여전히 배가 고픈지...무엇을 해야 한다며 각 가구마다 1000 정도의 금액을 더 요구합니다.
이것을 파악한 주민이 주민들에게 단체 대응을 요구했지만,,
213가구 중 부당함에 불응한 30여가구만 참가해서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합니다.
(나머지 가구들은 사실 확인조차 귀찮아합니다.)
그리고 2년여의 재판을 통해 이깁니다.
조합장은 쫓겨나고 이젠 투표로 조합장을 뽑게 되었습니다.
부당이득금을 받게 됩니다.
(그래봤자 변호사 선임비와 수고비 빼면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그러자 213가구 중 한가구도 빼놓지 않고 재판을 주도한 주민에게 찾아와서는 우리 몫도 내놓으라고 합니다.
재판에 참여하지도 않아놓고는 무슨 소리냐 해도....다수의 방관자들은 계속 초인종을 눌러대며 하루종일 전화를 해대며 돈독이 오른 여편네라고 소문을 퍼트립니다.
지친 그 주민은 30여가구의 주민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정신병 걸릴 것 같다. 그냥 다 같이 나누자..."
30여가구는 그 아주머니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기에...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180여가구는 그 돈을 나누어받고는 참 행복해하더군요. 너무 작네라며..불평하면서도....
기왕 줄 것, 기분 좋게 처음부터 주지 그랬냐는...정성어린 조언과 함께 말이죠.
결국 소송을 주도하면서 조합장에게 맞고소를 당하고 협박과 쌍욕을 들어가며 2년동안 싸워 재판을 승리로 이끈 아주머니는 정내미 떨어진다며 돈을 나눠준 후 아파트를 떠났습니다.
방관자는 편리하더군요.
적어도 해당 당사자들 과반 이상의 동참 없이 싸우고 지지하는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화를 내지 않는 한...
그래서 얼마 전에 베팍 회원 한 분이 올려주신 소방청 문제에 대해서도 미안하게도 반대의 의견을 올렸습니다. 그분들 1인 시위하고 그러는 건 알지만...너무나 소수입니다.
직접 당사자이면서도 방관자의 자세를 유지하는 쿨가이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