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한수> (스포약간)
- 작성일
- 14-07-01 23:08
나는 박인권의 <쩐의전쟁>과 <대물>을 사랑한다. 예술가 되어 신선놀음하는 거 같은 지금의 허영만보다는 '저질' 성인극화시절의 허영만을 더 좋아한다. <타짜>에서 끝나버린 그의 성인극화 계보가 너무 아쉽다. - 여기서 '저질'이란건 단순한 수사이니 맘 상하는 분들은 없기를.
여하튼 이런 '커밍아웃'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는건 <신의한수>가 성인극화의 장르틀안에 존재하는 영화여서다. 스포츠신문에 연재하던 성인극화들은 저질3류문화라는 모든 오명을 뒤집어썼음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냈다. 우연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해결은 막무가내로 술술 풀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연성을 넘어선 어떤 매력이 있다. - 이건 <영웅본색>이나 <도성>같은 잘나가던 시절의 홍콩누아르 생각해봐도 좋겠다. 그 안에서는 권총을 기관총써럼 갈겨도 허용되지 않았던가! 그래서 성인극화 팬인 나로써는 이 영화, <신의한수>가 그 매력을 가졌냐 가지지 못했냐가 가장 중요한 관람포인트였다.
성인극화가 가졌던 가장 큰 매력은 매화마다 올라가는 막장의 수위였다. 연재말미에 가면 더 올릴 수위가 없어 말도안되는 길로 틀거나 주인공을 죽여 쌍동이를 등장시키면서 모든 상황을 리셋하고 다시 싲가하기까지 했지만 그 말도 안되는 부분마저도 장르적 허용으로 인해 만화를 신나게 즐길수 있는 매우 큰 요소였다. - 이건 임성한 작가의 막장드라마들.. 생각해도 비슷하겠다.
<신의한수>역시 성인극화안에 위치해있다. 개연성따위는 다 버려둔채로 우직하게 정해진 결말로 정진하는게 그렇다. 그런데 말이다. <신의한수>에는 없는게 있다. 개연성이 없다면 그걸 채워줄 막장성이 있어야하는데 그게 없다. 부족한 막장성을 표현수위로 메꾸려고 하긴 하지만 혼이 없는 구라가 통하지 않듯, 아무리 까고 부숴도 쾌감이 생기질 않는다. 사람의 혼을 뒤흔들만한 막장성. 그게 필요한데 <신의한수>엔 그게 비어있다. 스릴러나 범죄물로 분류하기엔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니 애당초 낙제고 그렇다면 결국 갈수록 더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야하는데 여기에서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 심지어 잔인함은 뒤로 갈수록 더 약해지기까지 한다.
어쨌든 문제는 바로 그 쾌감!
성인극화가 말도 안되는 반전이 일어나도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은 주인공의 (순간순간) 승리에서 나오는 쾌감이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피터팬처럼 너무 대놓고 먼치킨이면 부담스럽지만 주인공이 이길줄 뻔히 앎에도 불구하고 일단 지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맘졸이고 결국에 반전을 이룩하는 주인공에게서 쾌감을 느끼는 구도는 어떻게든 가져가야했다. 그리고 계속 공격을 받아도 모든 공격을 유연하게 넘기며 하나하나 상대를 여유롭게 파멸시켜가는 모습도 필요했다. 그게 이 식상하고 말안되는 이야기를 보게 만드는 근원인데 그거를 다 뭔가로 바꿔먹어버리다니!!!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밀어붙인다. 덕분에 영화는 신기하게도 재미있진않지만 지루하지않은 어떤 가사상태 비슷한 경지를 만들어낸다. 시사회평이 지루하지 않게 볼순 있다란 말이 많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였을거다. 사람마다 갈리는 지점이 있겠지만 부분적으로 지루하더라도 매력이 줄줄흐르는 영화쪽이 좀더 사랑받을거라 생각해본다면 영화를 만들어가며 어떤 선택들은 좀 해야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인지 영화는 개연성을 머리속에 남겨두지 않기위해 영화를 속도의 힘으로 전달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신민경편집기사의 익숙한 그 방식. 비슷한 영화로 <퀵>이 있겠다. 이 것 역시 같은 분이 편집했을테고. 빠른편집으로 개연성을 무시하고 계속 이야기를 밀어붙이는게 최선의 선택이었을거란 생각은 든다. 멈추면 개연성 없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될테니 초대한 빠르게 사람들을 다음 이야기로 운반시켜버리는게 좋은 방법이었을테니까. 하지만 모름지기 멋진 영화를 만들것이었다면 처음부터 그런 편집으로 들어서지 않게끔 설계했어야하는게 아닌가 싶다.할이야기 없는 것들 속도에 싫어 리듬으로 영화를 하드캐리하는 스타일은 이제 좀 지치기도 하고. 한극영화들에서 워낙에 빈번하게 일어나니까.
아차.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 영화가 바둑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타짜>의 속편쯤으로 보인다. 덤으로 <감시자들>이후. 정우성은 꽤 괜찮은 배우가 되었다.
아차차!
바둑성인극화 <살라망드르>에는 찐한 쾌감이 있었는데 <신의한수>에는 그게 없다. 똑같은 기믹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쩝. 그 포인트마저 지워내버리는건 감독의 공이었을까 편집자의 공이었을까?
하.
나나 잘해야지.
야근이나 하자.
아차.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 영화가 바둑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타짜>의 속편쯤으로 보인다. 덤으로 <감시자들>이후. 정우성은 꽤 괜찮은 배우가 되었다.
아차차!
한국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본 <살라망드르>에는 찐한 쾌감이 있었는데 <신의한수>에는 그게 없다. 똑같은 기믹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쩝. 그 포인트마저 지워내버리는건 감독의 공이었을까 편집자의 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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