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생동성 알바하다가 문제가 생겼는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 작성일
- 14-07-02 09:34
제가 저번주부터 생동성 알바를 하고 있는데 하던 도중에 장염이 걸려서 문제가 생겼네요..
일단 알바는 2박3일간 2회 일정으로 하는겁니다. 금요일 17시 입원 ~ 일요일 20시 퇴실이고
쿠에티아핀이라는 항우울제 약을 먹습니다.
이 생동성 알바가 뭐하는 거냐면 카피약과 오리지날약의 흡수율을 체크하기 위해
실험자군을 A군 B군으로 나눠서 진행하고 금요일에 입실해서 하룻밤 잔 뒤
토요일 아침 9시부터 약 한알을 먹고 그때부터 시간마다 채혈하는거죠.
그니까 피험자가 1차 실험에선 A군이 되어 카피약을 먹었다면 다음주 금토일 2차 실험에선 B군이 되어 오리지날약을 먹는 방식입니다.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게 우선 금요일에 가서 자고 일어났더니 토요일 아침에 목이 심하게 부어있더군요.
황색가래가 많이 나왔는데 뭐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이건 그쪽 진행요원(간호사)에게도 알렸고
에어컨을 좀 직접적으로 쐬어서 그런가보다 했죠. 원래 편도선이 잘 붓는 편입니다.
여기까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근데 이 항우울제약이라는게 수면유도 기능이 강력해서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고 미리 공지를 했었는데
실제로 약을 9시에 먹은 이후로 10시부터 14시까지 밥먹는 시간 제외하고 계속 잠만 잤습니다.
실험자들 60명들 모두 잠에 취해서 헤롱헤롱댔고 거의 80% 이상이 저녁까지 잠만 자더군요.
약을 먹은 뒤로는 화장실 가려고 자기 자리에서 혼자 일어나려고 하면 절대 안된다면서 무조건 간호사 불러서 같이 인솔하게 했을 정도죠.
실제로 소변보러 갔다가 한분 화장실에서 쿵하고 쓰러졌었고 간호사들이 계속 어지러워서 쓰러질것 같으면
제 자리에 주저 앉으라고 교육했다는..
전 시간이 아까워서 15시 부터 애써 잠을 쫓으면서 책보려고 견뎠습니다.
근데 문제는 토요일 저녁이 되니까 머리가 좀 띵하더군요.
냉방병 때문인지 약에 의한 부작용인지는 모르겠는데 일요일 되니까 두통 증세가 좀 더 심해졌고
저녁 8시에 퇴원하면서 지하철 타고 오는데 오한이 살짝 나면서 배도 갑자기 아프고 두통도 좀 있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두통이 있고 배가 아프길래 병원에 갔죠.
참고로 이 알바할때 병원측에서 강조하는게 실험참가 전이나 실험하고 있는 주간 내에 약물섭취나 음주를
금지한다는 겁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약의 흡수율을 따져야 하는데 누군가 약물섭취를 하거나 해서
몸의 상태가 달라지면 안되기 때문에.
근데 일단 아파서 약먹은 사실은 숨길 생각으로 병원에 갔죠.
가니까 열이 좀 있고 장염일지도 모른다면서 해열제랑 약을 하루치만 줬고 다음날 또 오라고 했습니다.
먹고 나니까 배도 그럭저럭 괜찮고 일단 두통과 오한이 사라졌습니다. 열은 떨어졌다는 얘기..
화요일 정오에 다시 병원을 갔더니 제 증상을 듣고 세균성 장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항생제 들어간 약을 줬어요.
생각해보니 병원에서 계속 도시락을 줬는데 일요일 점심부터 도시락에 있는 방울토마토 반쪼가리를 먹었죠.
근데 토마토 맛이 너무 이상해서 속으로 토마토 되게 맛없네 이러면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이무침 맛도 좀 이상해서 몇쪼가리 먹다 말았죠.
저녁에도 또 방울토마토 반쪼가리랑 오이무침이 나왔는데 야채가 없다보니 이걸 또 먹었습니다;
장황하게 써놨는데 결국 포인트가 뭐냐면..
병원에서 지원자 모집할때부터 강조하는게 1,2차 모두 참가해야 알바비가 나오고
중간에 어떤 약물이나 금지사항을 어겨서도 안되며 신체에 실험 전이나 참가도중 이상이 있을 경우 우리에게 보고해야 한다.
만약 1차 실험만 하고 안하면 알바비는 30%지급만 해준다고 하더군요.
사실 속 아픈게 나아지면 그냥 실험 참가해서 돈 받으려고 했죠. 알바비 63만원짜린데 이 돈이 궁해서 한거니;
이거 중간에 약먹은거 얘기하면 실험 하차되고 돈도 다 못받을까봐 쫄아있었죠.
근데 오늘 새벽에 자다가 배가 너무 아파서 잠도 설치고 새벽 5시에 깨서 설사하고 지금 바나나 반조각만 먹기만 해도 물설사 쫙쫙하고 힘들어 죽겠네요..
보아하니 지금 몸상태로 이번주 금요일부터 또 그런 도시락 먹고 그 병원에 있는거 힘들어서 못할것 같은데
이거 보상해달라고 할 권리가 제게 있는건가요?
별 거 없이 끝날줄 알았던 생동성 알바가 요상하게 꼬이네요..
최대한 상황을 자세히 말씀드리려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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