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경주 OST - 사랑
- 작성일
- 14-07-27 02:18
지난 금요일에 장률 감독의 [경주]를 봤어요.
영화 속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사람들이 흩어지니 초승달이 뜨고 하늘이 물처럼 맑다'
초승달이 뜨고 하늘이 물처럼 맑은 것은,
함께 한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이 남기고간 여운 때문 이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들과 시간이 있던 공간은
그들을 바라보았던 나 역시 감싸고 있었으니.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나는 단지 관찰자가 아닌 함께 한 사람이 되는거죠.
이게 장률 감독님이 영화에서 세상을 보여주는 방식인거 같아요.
영화 속 공간에 나는. 관찰자가 아닌 함께 하고 있는 사람.
이런게 제가 이 분을 좋아하는 이유인거 같아요.
영화는 굉장히 슬펐어요.
지인의 장례식장을 찾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되었는데.
눈물이 등장하지 않아요. 대신 함께 했던 공간으로 가 곳곳에서 죽음을 발견하는 것으로
얼마나 슬픈지 보여줘요.
죽은 그를 수년전에 봤으니깐. 수년전에 이미 그는 죽은 것과 다름없었는데.
그 죽음이 점점 현실감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죽음을 현실감있게 받아들인다는건 동시에
그와 함께 했던 과거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거잖아요.
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주.
그래서 그런지 영화 내내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고요.
몽환적인 것 중엔 너무너무 예쁘게 등장하는 신민아씨도 포함되고요.
지난 금요일밤에 비가 정말 많이 왔거든요. 성신여대역에 있는 아리랑시네센터에서 봤는데.
저는 영화가 너무 좋았어서 돌아오는 길 보았던 동네가 너무 이쁘게 느껴지더라고요....
영화가 지긋하니 느려서 좀 지루할 수도 있을꺼 같지만
기억과 공간이라는 주제에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함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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