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여태 차에 대해 욕심이라고는 털끝 만큼도 없었습니다. 차는 그냥 발의 대용품이라 굴러다니는데 문제 없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올 봄이었을 거예요. 잠이 들깬 푸석푸석한 얼굴로 10년째 몰고 있는 아반테 핸들을 잡고 신호를 기다리는데 뭔가 휘익~ 지나가는 겁니다. 제 앞을 뭔가 휘익~ 

부산국제영화제 때 클라라가 제 옆을 스칠듯 지나가도 고개 한번 안 돌린 저였는데.. 아침마다 포드 머스탱이 지나가는 것을 가슴 조리고 기다리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연비, 보혐료.. 이런 것 따지면 이 차 구입하는 건 바보 짓이죠. 병상에 누워서도 이 차 이야기를 자꾸 꺼내니깐..

마눌님이 '그래, 그냥 사자~' 이 말을 듣고 뛸듯이 기뻤습니다. 이어지는 마눌의 말.

'나도 당신이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같이 안 살면 미칠 것 같아서 부모 반대에도 결혼한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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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이상하게 걸리더군요.


저한테 시집와서 예민하고 잔병치레 많은 남편 수발한다고 고생도 많았는데... 곱던 얼굴에 주름 살도 생기고 간간이 흰머리도 눈에 띄고.. 아들과 남편을 위해 자기 좋은 걸 다 버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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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생각을 하면 차 못 살것 같더군요.

그래서 바로 마눌의 말이 떨어지자 말자 말했습니다. '언제?'

추석쯤 살까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