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릴단] 현장 단식 1일차 후기
- 작성일
- 14-08-12 13:59
스윙맨입니다.
어제 단식에 참여했는지라...대충 일 좀 보고 이제야 후기를 남기네요.
광화문 단식 현장입니다.
이순신 장군님이 우러러 지켜주고 계십니다.
유민이 아빠는 29일째 단식중이십니다.
(오늘은 30일째로군요.)
유민이 아빠가 악으로 깡으로 버티시고 계시지만, 사실 좀 위태로워 보이시기는 합니다.
잠깐 일어나서 걸으시는데 휘청하시더군요.
어제는 병원에 실려갔다오셨다죠.
안홍준 의원의 발언 후에 화가 많이 나신 상태인지라, 앞으로는 쓰러져도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겠다고...
현장에 도착하면 접수처가 있습니다.
앞쪽과 뒤쪽에 붙일 문구와 손수건을 주십니다.
세월호 가족들과 천만 서명을 약속했기에 서명운동은 계속해서 진행됩니다.
자리에 앉아있으니 가방에 붙여달라며 노란 리본을 건내주시더군요.
특별법이 관철될때까지 달아달라고...
현장에서는 물을 제공합니다.
아리수네요.
물은 많이 있습니다만...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현장에 냉장고가 없으니 당연합니다.)
지나가다가 시원한 물 하나 가지고 들르는 것도 힘이 될 듯 합니다.
상암에서 일 보고 저녁때쯤 룡뇽님에게 시원한 물 하나 사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그냥 하루종일 단식만 하고 조용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강제성은 전혀 없기에,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면 하고, 아니라면 조용히 단식하면 됩니다.
사진작가분들이 다른 곳에서부터 세월호 관련 작품드을 들고 행진해서 광화문 현장까지 찾아오셨네요.
많은 작가분들이 참가하셨습니다.
버스킹 공연도 있었습니다.
전국교수행동은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계십니다.
단식에도 참가하고 계시더군요.
백도명 교수님의 거리강연이 이어집니다.
한홍구 교수님은 근대사를 한방에 꿰뚫는 강연을 해주시더군요.
친일파가 대한민국 근대사를 꿰뚫은 것에 대해서요.
대한민국 의사의 명맥이 끊긴 것이 참으로 아쉽죠.
저녁에는 나는꼽사리다 팟캐스트 방송을 광화문 단식 현장에서 바로 진행하였습니다.
거의 3시간에 가까운 공개방송이 이루어졌네요.
밤 10시가 넘어 모든 일정이 끝나고 취침하실 분들은 취침을 하십니다.
저 사이에 20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가 있네요.
사실 취침하는 장소의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이런 곳에서 현재 30일간 단식하는 유민이 아빠, 정말 대단하십니다.
현장 상황 때문에...선잠이 들었다가 깨고, 선잠이 들었다가 깨고를 반복하더군요.
첫날 저의 취침을 괴롭힌 추위와 모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도룡뇽님에게 약간의 물품을 맡겨놓았습니다.
(낮에는 덥고 새벽에는 조금 춥습니다. 낮에 자외선이 상당히 강력하니 그 부분은 각자 조금씩 준비하시면 될듯 합니다.)
베팍분들이 같이 사용하시면 될 듯 합니다.
어느새 광화문 현장에도 날이 조금씩 밝아오네요.
일찍 깨서 여기저기를 조금 돌아다녔습니다.
세종대왕님은 바로 근처에서 보시며 무슨 생각을 하실가요?
"고작 국민의 저정도 말도 못 들어주는것이 나라란 말이냐?"
라고 생각하지 않으실까요?
사진 작가들이 들고 행진하던 사진들이
광화문 광장에 전시되어 있더군요.
참 의경들도 불쌍하네요.
밤새 저렇게 서 있더군요.
가족들이 무슨 짓을 벌인다고...
경찰 수뇌부는 왜 저 아이들을 저렇게 밤새도록 세워놓았을까요....
사실 어제 와이푸의 생일이었습니다.
더 늦추기가 어려워서 와이푸에게는 미안하게도 와이푸의 생일날 단식을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이런 저를 자랑스러워해주는 와이푸입니다.
현장에 저와 잠깐이라도 함께 하기 위해 와이푸와 친구들이 왔습니다.
아이들 모두 배고프니 밥 먹으러 같이 갔는데...
단식중이라 먹지는 않고 자리만 함께해주려 했는데...
고기가 나오는 순간 참지 못하겠더군요.
뛰쳐나왔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참가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깐이나마 아주 티끌만큼이라도 슬픔을 나눈 것 같아서 불편했던 마음이 살짝이지만 누그러지더군요.
어제 자원봉사하던 스탭 친구들 둘과 친해져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명은 30일째, 한명은 5일째)
그 중 한명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듯한데 강정에서도 졌고, 밀양에서도 졌다고 합니다.
이젠 행복해지기 위해서 세월호만큼은 가족이 원하는대로 되었으면 한다고 눈물을 보이더군요.
정말 힘든데 함께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너무도 감사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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