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많이 바쁜 날이었는데.
- 작성일
- 14-09-01 20:21
월말~월초가 좀 바쁜 편입니다.
별로 바쁘진 않지만 루틴 업무는 그대로 있는채로
한달에 한번 하는 작업을 같이 해야 하거든요. 근데 이 작업이 어려운건 아닌데 노가다라 시간이 좀 걸립니다.
오전에도 쓸데없는 회의로 1시간 잡아 먹고
오후에 정신없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같이 일하게 된 차장이 5분만 시간 내자고 부르더군요.
말인즉,
저보고 노력하라고 했답니다.
한 1주일 전에 앞으로 개발 업무를 해야해서 자리를 옮겼는데,
그 이후로도 제가 노력을 하는 티가 안난답니다.
웃기지 않나요?
지금 하는 업무 이관 시키기는 커녕, 업무 파악조차 제대로 안되었고
심지어 새로 해야할 업무는 시작조차 아직 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하는 업무는 실제로 별로 중요하거나 어려운 업무는 아니지만
어쨌든 누군가는 해야 하는거고
저 입사 때만 해도 4명이 넘게 하던 걸 이제 저 혼자 하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그것도 하면서 개발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그래놓고 저보고 노력 안한대요.
4명이 하던걸 혼자 3년이나 하고 있는 것도 열 받거든요.
간단히 말하면, 백업이 아예 전무하기 때문에 휴가도 길어도 이틀 이상 못 갑니다.
매일 하는 업무가 있거든요. 제가 빠지면 그냥 업무 마비에요.
오자마자 백업을 요청했는데 백업은 커녕, 이제는 그거 하면서 다른 것까지 하라고 합니다.
한직?
한직이라 사람들이 내용을 몰라서 그럴 순 있지만
그걸 지시한 자식은 부서장이고
이 시스템을 기획해서 실제로 만든 것도 바로 그 부서장이 고참 차장이던 시절에 한 겁니다.
그런 자식이 지금 이래요.
얼마 전 몇년 만에 캔맥주 마셨던 날의 그 자식은
원래 인간성 자체가 놀림감 수준인 놈인데다가 제 업무가 뭔지조차 모르는 자식이라 그렇다쳐요.
근데 이건 뭔지.
지난 3~4년간 걸핏하면 일하라고 난리를 펴대던 것도 참아 왔고
말도 안되는 업무 부담을 주겠다며 개발 업무 하라고 해도 암말 안하고 알았다고 했고
업무 분담이나 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것 때문에
오늘 정말정말 바빴는데
그런 소리를 듣고
그냥 내가 나가면 되니까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뭐 짜증이나 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알았다고, 내가 늦게 알아 먹어서 미안하다고 나간다고 하고 왔어요.
그게 2시쯤이었는데
5시간이 넘도록 아직까지 머리가 그냥 멍하네요.
화내고 싶은 건지 울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둘 다 맞는 듯
다른 선배들이 갈 곳 정하지도 않고 나가는거 아니라면서
마치 제가 갑자기 흥분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넘기면서
우습지도 않게 업무 이야기를 막 하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네요.
지금도 타자를 치는지 그냥 혼자 머리로 생각 중인지도 모르겠고.
병신같이.
남들 다 논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3년 동안 놀기나 했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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