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읽을만 하네요
- 작성일
- 14-09-27 19:42
생각보다 읽기 어렵지 않더군요. 전문적 경제학 책이라기보다는 경제학 교양서에 가까운 난도의 책입니다.
피케티가 원래는 수리경제학을 전공한 걸로 알고있지만 이 책에서는 수식을 논증을 위한 최소한으로만 제한해서
어렵지 않게 읽을수있도록 배려했다고 할수있겠네요.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이 책이 문제적인 이유는 쿠즈네츠가 1953년 <소득과 저축에서 소득상위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라는 책에서
미국연방 소득세 신고자료와 미국 국민소득자료라는 데이터를 활용해서 소위 쿠즈네츠곡선이라고 불리게 될 가설을 주장한바 있는데
그에 의하면 자본주의의 불평등은 성장의 초기단계에서 증가했다가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진전되면 자연히 해소된다고 보고 그것을
"벨커브bell curve"로 도식화합니다.
그런데 그가 수집한 자료는 1913년에서부터 1948년사이라는 한정된 데이터에 기반했던 문제점이 있었죠.
피케티는 이와같은 자본주의체제가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소한다고 보는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되었던 그 통계적 시계열방법론을
그대로 도입해서 데이터를 18세기에서부터 21세기까지 그리고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기타등등 여러나라에 확장적용합니다. 그
결과 쿠즈네츠의 가설이 옳았음이 아니라 오히려 틀렸음을 보여주는
전혀 상반되는 결과가 도출된다는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벨커브가 아니라 반대로 유자형 커브입니다 피케티의 데이터는 인터넷으로도 확인가능합니다. http://piketty.pse.ens.fr/fr/capital21c )
이처럼 애초에 방법론 자체가 통계 혹은 데이터라는 객관적 자료에 기반하기에
자본주의체제의 정당성, 우월성을 옹호하는 주류경제학자들조차도 피케티의 이런 연구결과를 쉽게 무시하기 힘든 힘이 있습니다
때문에 쿠즈네츠의 1953년 저서가 이후의 많은 주류경제학자에게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낙관론의 배경이 된 것처럼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자본주의체제의 분배문제에 대한 비판적 논거의 출발점이자 교본이 될
기념비적 경제학 저작이라 할 만하네요.
관심있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원본인 불어본이 아니라 영어본을 번역해서 그런지 번역에 관해서는 신뢰할만 하진 못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좀 미심쩍은 문장들이 다소 출현합니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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