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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아들 녀석이 공책과 연필을 들고 제 곁에 와서 앉으며 말을 건내더군요.
"아빠!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셨는데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짤막하게 정의를 내려오래.. 아빠 생각에 친구는 뭐야?"

딱히 떠오르는게 없고 멍하니 있으니 머리 속에 영화 <친구>에 나왔던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벗'이라는 말만 가물거렸습니다. 
그냥 눈만 멀뚱거리고 있으니 아이가 '됐어..  그냥 내가 알아서 대충 적을께~'하고 자기 방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러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보이후드>를 보고 이 영화에 대해 글을 하나 써보고 싶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이리저리 찾던 중 인터뷰 기사를 하나 읽었는데 갑자기 아들의 숙제가 떠올랐습니다.

기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에단 호크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비포 선라이즈>를 처음 찍고 난 뒤 최근 <보이후드>까지 18년의 세월 동안 여덟 편의 영화를 찍었습니다.
'친구란 당신이 선택한 소중한 가족'이라는 말로 에단 호크는 링클레이터와의 인연을 설명했습니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죽은 시인의 사회>로 일약 스타가 되었던 에단 호크가 자신의 영화에 출연해 준 것이 고마웠습니다. 데뷔작의 성공으로 젊은이가 주연인 헐리우드의 좋은 시나리오는 다 받던 시기의 호크가 좋은 조건을 다 뿌리치고 저예산의 자신의 영화에 선뜻 출연했으니까요.
링클레이터 감독은 다음과 같은 말로 에단 호크의 말에 화답을 했습니다.
"당신의 친구는 결국 당신 세계관의 연장이다"

저는 최근에 친구에 대해 이렇게 아름다운 말들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