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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힙합은 별로 안 듣고... 락 위주로 많이 들었습니다만, 힙합 쪽으로 관심을 틔워준 계기 중 하나가 콘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인큐버스나, RATM 같은 밴들의 래핑을 들으며, 마침 8마일로 전미를 강타한 에미넴 통해서 힙합을 듣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국내 힙합 듣기 시작한 건 인세인 디지나, 씨비 매스 정도부터였던 것 같네요. 그 전에 허니패밀리나, 피플 크루는 별로 안 듣고요.

여튼 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음악이라는 게 사실 딱히 장르를 가르는 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올해 쇼미더머니에서 바스코가 샤우팅해서 한바탕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었죠. 바스코가 하는 말이, 내가 락해도 힙합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그래요. 바스코는 힙합 베이스에 락 창법을 섞은 거란 말이죠. 락 팬인 제가 보기엔 말이죠.

위에 콘이나, 인큐버스 그 다음의 림프비스킷, 이어 훨씬 부드러워진 린킨 파크도 밴드 형식에 랩 얹었는데, 다 락으로 포괄하고 있죠. 뉴메탈이라고 장르 이름을 붙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사실 장르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트렌트 레즈너 원맨 밴드였던, 나인인치네일스는 보통 인더스트리얼이라는 장르로 불렸는데, 같이 람스타인 같은 밴드가 묶이면서도, 또 나인인치네일스 만의 색다름이 있었어요. 그래서 같은 장으로 묶는 게 참 어색해요. 근데 나인인치네일스 음악 듣다 보면, 특히 90년대 후반 작업들에서는 저 개인적으로는 좀 묘하게, 뉴메탈 비슷한 느낌이 났어요.

이런 일렉트로닉 비트에 락이 섞인 게 인더스트리얼에 가까웠다면, 힙합이 섞인 건 트립합인데, 여긴 정말 브리티쉬록스러운 면도 있으면서, 힙합과는 정말 거리가 멀게 느껴진단 말이죠. 근데 자기들은 또 평론가들은 그게 힙합에 많은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하니, 그걸 처음 들었을 때는 무척 놀랐습니다.

장르를 구분하는 게 나름 의미가 있지만, 사실 구분도 잘 안 되는 게 많고 의미가 없어질 때가 많고, 그걸로 자존심 싸움하는 게 웃기더라고요.

그래서 쇼미더머니에서 래퍼라고 나온 놈들이 락 섞였다고 놀라는 모습을 보이거나, 그렇게 편집된 게 참 이상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음악의 폭을 좁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