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연말 먹자판 여행기 (8) 유후인 온천 끝판왕 3
- 작성일
- 16-02-04 12:16
명절 전에 얘기를 끝마쳐야 할텐데 말입니다-_-
유후인 료칸의 끝판왕 3대장 중 하나인 (서열놀이에 민감한 한국인의 눈에 '3대'라는 말은 '3등'이란 말로 보일 수도ㅋ)
가메노이 벳소에서 잊을 수 없는 고급진 저녁을 마치고 나니,
요런 안내문을 나눠준다.
오호, LP도 아니고 SP를? ㄷㄷㄷ
장소가 어딘가 봤더니,
낮에 무심코 지나쳤던 이곳, 이름하여 '회담장'.
무슨 호텔의 회의실 같은 곳인지 알았는데,
들어와보니 무슨 별장의 거실 같은 분위기다.
그러고보니 이곳의 정식 명칭이 '거북이 우물 별장'이었구나.
와아, '진짜' 벽난로.
이런 요상한 행사에 몇 명이나 올까 싶었는데,
뜻밖에 제법 많은 커플들로 북적거린다. 놀란 것은 그 커플들 대부분 상당히 젊어 보였다는 거.
우리는 여기 한번 와보려고 엄청난 무리를 했는데, 저 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나저나 저 사진의 한가운데 '블랙홀'이 보이시는지???
그나저나 저 사진의 한가운데 '블랙홀'이 보이시는지???
진짜 '고풍스러움' 그 자체인 SP 플레이어 기기.
판 놓는 곳은 LP 플레이어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아, 이건 당연한 얘기구나-_-;;;
SP를 재생하는 바늘이라는데, 저 붉은빛 감도는 바늘의 재료는
'대나무'.
물리적인 접촉만 적절히 해주면 가능한 일이라곤 하지만 와, 이건 좀 놀라웠다.
행사를 진행하는 아저씨가 나눠준 SP 카탈로그.
일본어를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고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AV-_-;;; 등으로만 먼저 접한 분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는지?
히라가나는 못 읽을지 몰라도 가타가나는 읽는다는 거. 그래서 그럭저럭 저기 써 있는 말 대부분을 읽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 목록에 진짜 레어템까지는 없어 보였다.
음반 시대의 종말을 고하듯 몇년 새 미친 듯이 쏟아지는 수십장짜리 전집물(호로비츠 70장, 루빈스타인 100장 하는 식으로)을 뒤적거리다 보면 대부분 발견할 수 있는 것들.
'우라데이미루 호로빗쯔'의 연주를 시작으로 한 시간 가량 이런저런 SP 녹음을 감상하며
70여 년 전 녹음의 '생생한 잡음'은 정말 원없이 들은 것 같다-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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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차광이 된 방에서 아무 생각 없이 몇 시간을 잔지도 모르고 자다가,
'너무 많이 자는 거 아녀' 하고 일어나보았더니,
만찬실에는 어느 새 소리도 없이 아침상이 싹 차려져 있고,
어제 그 언니가 다시한번 큰절을 올리며
'요하요 고자이마스'를 외친다.
아아아, 저 큰절 정말 적응하기 어렵다.
7000엔 짜리 저렴한 료칸부터 이곳 정도의 최고급 료칸까지 아침 메뉴는 대동소이.
물론 맛에는 차이가 있다.
크지는 않아도 극복가능할 것 같지는 않은 그런 차이.
마나님은 앞선 3일동안 일식 아침은 실컷 먹었다며 양식 아침을 주문.
오늘의 감동은 저 왼쪽의 계란찜.
일본에서 들척지근하지 않은 적절히 짭잘한 맛이 가미된 계란찜을 맛본 건 여기가 처음인 듯ㅠㅠㅠㅠㅠ
오른쪽, 버섯이 가득한 미소된장국도 뭐 -_-b.
이하 사진은 '료칸의 평범한 아침상'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되겠다.
이곳 조리장님의 젓갈 담그는 실력은 가히 예술이라 할 만하다.
우리네 토하젓과 비슷해 보이는 외양의 저 새우젓, 아아아아...
양식 메뉴에 곁들여나온 수프인데, 훌륭한 풍미였으나 간이 살짝 강한 것 하나는 좀 아쉽.
곰국에도 소금을 안 넣어먹는 입맛이라 그리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부드럽기 그지없는, 수제가 확실하다고 믿고 싶은 요구르트와 함께 아침을 마무리.
집에서 아침마다 아끼지 않고 과일을 먹어대는 편이라, 이런 곳에서 주는 과일만으로는 살짝 아쉽다.
이곳의 체크아웃은 11시, 제법 여유가 있는 편인 관계로...
다시한번 대중탕에 가본다.
어제와 남탕/여탕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양기와 음기를 매일 바꿔주기 위함이라는데, 암만 생각해도 좀 음흉하다-_-ㅋ
탈의실 내부야 뭐 똑같고.
오호, 이쪽의 노천탕은 저리 동그랗게 예쁜 것도 있다.
유리천정을 해놓은 내부는 어제와 똑같다.
몇날 며칠 이용하는 이 별로 없이 방치되고 있음이 아쉬울 뿐.
아마도 일본에서 하는 마지막 온천욕이 될듯 하니 좀더 놀아준다.
과연 이런 데 온천수는 얼마나 자주 갈아줄까.
평범한 광천수일 뿐인데, 비싼 곳에서 주니까 뭔가 비싸보인다-_-ㅋ
이제는 정말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시간.
객실 내부 '다이얼' 전화기 옆에 무슨 메모가 놓여 있다.
어제 'BORN'이라 적은 데 대해 사과한단다. 냐하하하.....
회담장 앞에서 한가한 마냥 설정샷.
이 여관의 상징 거북이 위에 어린이 기념품을 올려놓고 한 방.
이제 가는 마당에 인증샷도 한 방.
이런 멋진 곳에 언제 또다시 와볼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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