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내한테 야단맞은 썰~
- 작성일
- 16-03-18 14:19
아침에 출근 준비하는데 콩이가(생후10개월 남아) 응가를 샀어요.
일단 아내가 뒷처리를 하고 콩이 엉덩이까지 물티슈로 닦아냈죠.
그런 다음에 콩이 샤워 시킬까?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그럴바엔 뭐 그냥 욕조목욕 시키자! 라고 했죠.
출근 준비가 바쁘지만 약간의 여유는 있었기에.
아내도 좋다고 합니다.
이 순간에 콩이는 하반신 누드 상태였죠.
콩이 목욕 시스템은 욕실에서 아기욕조와 행굼대야에 물을 받아와서
거실에 방수막 깔고 그 위에서 하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제가 욕조에 물을 받아 거실로 들고 옵니다.
아내가 들기엔 꽤 무겁거든요.
여튼 그렇게 목욕을 시키려 욕실로 아기욕조에 물받으러 가려는 순간
갑자기 급격한 흡연 욕구가 밀려왔어요.
잠깐의 고민 시간이 스쳐 지나갔어요.
'이 순간에 담배를 피우고 와서 하자고 하면 분명 아내한테 욕을 들어먹을거야! 분명해!!'
'아냐 그래도 5분이면 되니까 유머를 곁들여서 잘 말하면 아내가 오케이 할 수도 있어??
있지 않을까? 있지 그럼! 있을거야 분명!!'
네 역시 고민의 끝엔 항상 멍청한 선택이 승리하기 마련이죠.
아내에게 유머러스하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담배 한대 피우고 와서 목욕 시키면 안될까? @_@a"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면서 아내가 말합니다.
"지금 애가 발가벗고 있는데 담배를 피고 오겠다고? (이게 뭔 개소리야?? -_-^)"
속으로 뜨끔했습니다만 아무렇지도 않게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이제 별로 춥지도 않은데 뭐. 괜찮아. (아 역시 멍청한 선택이었어;;)"
아내가 한숨을 푹 내쉽니다.
"갔다와요. 내가 혼자 하고 있을게요.(니가 정녕 애비가 맞냐?)"
그러곤 욕실로 들어갑니다.
저는 자신의 멍청한 선택을 저주하며 욕실로 따라 들어갔어요.
"아냐 내가 할게.(잘못했다. 함 봐주라;;)
"아녜요. 담배 피우러 갔다와요. 나 혼자 할 수 있어요.(니가 니 죄를 알렸다?!!)"
"아냐. 내가 하께. 내가 하께.(죽을 죄를 지었나이다... oTL )"
그렇게 살짝 실랑이를 한 후 콩이 목욕을 시켰습니다.
뭐 콩이는 욕조 속에서 목욕솜으로 쓰는 해면을 물고 빨고 하면서 신나는 목욕시간을 즐겼구요.
여튼 그 여파로 아침 출근 길에 콩이를 외갓집에 데려다 주기까지(낮에 장모님이 봐주시거든요)
아내의 여러가지 테클을 감내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뭐...그랬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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