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어제 오후 반차였어요.

뭐 별 일없이, 회사 분과 같이 반차를 내고, 한남동으로 넘어 가서 점심을 먹고, 걸어걸어 이태원으로 가서, 

맥파이에서 에일 맥주를 마시고, 자리를 옮겨 타코에 산미구엘 맥주를 마시고, 또 자리를 옮겨 피자에 밀맥주를 마셨어요. 

뭐 많이 마신것 같지만 각각 딱 한 잔씩만 마셔서, 기분좋은 저녁이었습니다.

계속 많은 말들을 하고, 많이 웃고, 맛있는 맥주를 먹고, 많이 걷고, 좋았던 오후 한나절 이었습니다.

주말의 나들이와는 또다른 기분, 한산한 이태원도 경리단도, 낯설었지만 그래서 더 여유롭고 평화로운 오후였네요.

어제까진 너무 좋았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다리가 너무너무너무 아픕니다.

생각보다 많이 안걸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아프지 하고 핸드폰을 보니 13키로를 걸었다고 가르쳐주네요.

물론 샌들을 신고 있기는 했지만, 평소 이래저래 발길 닿는대로 걷는 것을 좋아해서 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늙었어요;; 

출근해서 일하려고 하는데 욱신거리는 다리에 신경이 쓰여, 집중이 안되네요.

지금은 좋지만 머지않아 나빠질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요. 

최근 빠져있는 드라마, 오해영에서 에릭이 말했습니다. 사라짐을 인정하면 엄한데 힘쓰지 않는다고. 끝까지 가보자고.

곧 사라질 2016년 6월의 이 축복같은 날씨, 엄한데 힘쓰지 말고, 그냥 열심히 즐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