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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아, 여기저기 에어컨 찾아 떠돌아 다닌 이야기입니다.

금요일에는, 퇴근 후, "태풍이 지나가고"를 봤어요.

혼자 보려고 했는데, 퇴근 길에 동료가 급 합류를 해서 함께 봤는데요.

소소하면서도 마음이 찬찬해지기도 하고 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자식이 있는, 그래서 많이 어른스러워야 하고 완벽해야 하고, 멋있고 싶지만

그렇지못한 대다수의 남자 어른들이 좀 더 많이 공감할 것 같은 영화였어요.

이전작품인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자매들 얘기더만, 이번에는 이혼한 부모와 그 사이의 아들, 할머니 등에 대한 가족에 대한 영화입니다.

토요일에는, "덕혜 옹주"를 봤어요.

내용도 잘 몰랐고, 이 사람의 생애에 대한 배경 지식도 없었고, 그냥 허진호 감독 작품이래서 봤습니다.

약간씩 개연성이 떨어지는 점도 있고, 얼개가 조금 엉성하다 싶기도 한데, 저는 왜인지 그냥 좋았어요.

보는 중간 살짝 눈물도 나고, 끝나고 나서도 울컥해서 울었는데, 왜 그랬나 잔잔히 생각해보니 영화에서의 멜로 감정 때문이었어요,

전 끝나고 차라리, 어차피 픽션이 가미될 거라면, 차라리 멜로를 더 부각시키는 것도 좋았겠다 싶었는데,

오늘 감독 인터뷰를 보니 오히려  멜로를 많이 덜어냈다고 하네요. 뭔가, 제가 영화 데충 본 느낌 들었어요.;;;  

같이 본 사람 반응은,  평이 좋아서 기대했는데 생각외로 촌스럽고, 지루했대요.. 참고하세요.

일요일에는, 지난 번에 봤던,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다시 봤어요.

프리뷰 공연보다 확실히 안정되었고, 매끄러워졌고, 배우들 감정선은 깊어졌어요.

제가 이 공연을 총 3명과 봤는데, 한 명은 지루하다, 한 명은 생각보다 괜찮다, 한 명은 너무 괜찮은데?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너무 괜찮은데? 이 반응은 제가 프리뷰 공연을 보고 와서 라흐마니노프 곡만 미친듯이 들어서리, 덕분에 억지로 곡에 익숙해진 동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합니다~.

뭔가 공연같은 것이 보고 싶을때, 한번 고려해보세요. 결정하고 나면, 그 전에 라흐마니토프 피협 2번을  자주 듣고 가면 더더더 좋아요.

어제 밤에는 바람도 많이 불고, 좀, 시원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열흘 정도만 열대야를 견디면, 물론 계속 덥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사람 미치게 만드는 이 뜨거운 여름과도 안녕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