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광화문 일대 후기
- 작성일
- 16-11-14 14:29
11월 12일...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광화문 일대에 모인날
저도 아침부터 그 일대를 돌아다녔네요.
사실 그 날이 다름이 아니라
제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의 가을 야유회를 하는 날이었어요.
근데 공교롭게도 장소가 청와대 동측에 위치한 삼청공원이었죠.
아침 9:40까지 집합이었는데
집에서 출발이 약간 늦어서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햇답니다.
택시를 타고 출발을 했는데
삼청동의 좀 먼 입구쯤에 해당하는 동십자각에서부터 차가 엄청 밀리더군요.
좀 오래 걸려서 삼청동 초입까지 갔는데
가서 보니 왕복 2차로인 삼청동길 한 켠을
경찰 버스가 모조리 점령하고 잇었습니다.
사실상 차가 못다니는 상태였네요.
택시 기사님께서 약간의 기지를 발휘하셔서
청와대 쪽으로 살짝 들어가서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가니 총리공관까지 갈 수 있긴 했는데
거기에서부터는 무장한 경찰관들과 경찰 버스로 인해
아에 진입이 안 되더군요.
거기에서부터 삼청공원까지 그냥 걸어갔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덕분에
어린이집 가을 여유회는 재미있게 끝났습니다.
근데 문제는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네요.
이미 삼청동길은 양방향 통제되었고
사람들은 차가 안다니는 때아닌 자유(?)를 누리면서
찻길로 걸어다니곤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갈 계획이었는데
아에 포기를 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가도가도 계속 통제된 도로와 경찰만 보일 뿐...
결국 경복궁 담을 따라서....
경복궁 안을 관통해서....
경복궁 서쪽으로 나와서
집까지 오는데 정말 오래오래 걸렸습니다.
중간에 길도 몇차례 건너는데
경찰들이 횡단보도까지 경찰버스로 무식하게 막아버리더군요.
실랑이도 몇차례 했고
평소 차분한 제 와이프님께서도 역정을 내셨습니다.
암튼 어렵게 어렵게 집에 와서
아들녀석 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5시쯤 되더군요.
친한 다른 가족과 함께 광화문 집회에 가족동반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6시 좀 넘어서 사직동 쪽에서 모엿는데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하는 겁니다.
두 가족 모인김에 좀 든든히 먹고 가자고 하여
다행히 운행중이던 마을버스를 타고 서대문역에 가서 족발을 먹었네요 ㅋㅋ
저녁 다 먹고 나서 집회에 참여하며 걸었습니다.
서대문역에서부터 광화문 사거리까지...
세종문화회관까지....
거기에서 경복궁역 근처까지.....
집회에 참여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가족단위의 흥겨운 축제 같은 느낌이었네요.
유모차를 몰고 다녓는데 주변 분들의 배려도 참 좋았습니다.
밤 10시 반쯤에 집에 돌아와서
아들녀석을 재워두고 잠시 집 마당에 앉아 있는데
불과 200여미터 떨어진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동 사거리)에서부터의 함성이 계속 들립디다.
이번 집회에 참여하면서
저도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구호를 지를 때 자꾸 목이 메이더군요.
눈물이 날라고 그러고...
그래서 몇번 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제 기분을 잘 모르겠네요...
일단 다음주는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하는 것으로 알고
그 다음주인 11/26에 또 광화문에서 집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도 꼭 참석해야죠.
아들녀석에게도 좋은 경험이지 않을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