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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소관 법률의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면 일단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되고 상정된 후,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에 회부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 심의 순위를 기다리며 법안소위에 쌓여있는 법안이 수 백 개다. 법안소위마다 법안소위원장실과 환노위 행정실 간의 논의를 거쳐 의사일정을 결정한다. 통상 여당 간사가 법안소위원장을 맡지만, 의사일정에 관해 야당 간사와 사전 협의를 거치는 것이 관행이다. 확정된 의사일정대로 법안소위가 진행된다. 법안소위는 통상 만장일치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떤 법안에 관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뚜렷한 이견이 있다면 통과되지 못한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법안에 관해서는 야당에서 반대하고, 노동계가 요구하는 법안에 관해서는 여당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정 이해관계자를 의식해서 논의가 막히는 경우도 간혹 있다. 특수고용직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사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산재보험법 개정안의 경우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업계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고, 환노위에서는 유일하게 이완영 의원이 결사반대해서 결국 통과가 무산되었다.

환노위를 통과한 뒤에는 법제사법위원회가 기다리고 있다.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이라고 하더라도 국회법 상의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을 근거로 법사위에서 다시 심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노동 관계 법률 개정안의 경우 천신만고 끝에 환노위를 통과하더라도 경총, 전경련 등 사용자 단체들이 법사위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라도 이의를 제기한다면 법안심사 제2소위로 넘겨지기 때문에 (법사위원 한 사람만 포섭한다면) 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란 매우 쉽다. 제2소위 역시 만장일치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사람만 반대해도 계속 통과를 막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법사위에 대응하지만 소극적인 경우가 많고, 환노위에서 의결한 법안의 당초 취지와 전혀 무관한 수준으로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법사위가 법안을 난도질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애초의 취지를 훼손할 정도의 내용이라 수정을 거부한다면 법안은 임기 만료까지 그냥 법사위에 묶여있게 된다.

본회의에서는 사실 별로 이견이 없다. 한꺼번에 수십 개의 법안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지고, 노동 관련 법안에 관해서는 토론이 이뤄지는 경우도 흔치 않다.

기업이 각각의 단계마다 통과를 막는 것은 매우 쉽다. 그냥 여당 의원을 매수하면 된다.
야당에서도 굳이 통과를 위해 애쓰지 않는다. 그냥 여당을 비난하면 되기 때문이다.
노동계 역시 개별 법률의 심사 과정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냥 싸잡아 욕하면 된다.

각 법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서 피해를 입는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해서는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