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새벽에 구속 소식을 접하고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틀고

샤워를 하러 들어가서 여러 생각이, 여러 장면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3년전 세월호가 침몰했던 장면부터

불과 6개월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현직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구속...

매주마다 광화문에서 외쳤던 그 구호들이 모두 현실이 되는 야릇한 경험



박근혜 탄핵, 검찰 수사, 구속

이재용 구속

세월호 인양






정말 뭐랄까...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벌어졌다는 느낌도 들고

그만큼 아직은 이 사회가 절망으로 가긴 이른 사회라는 생각도 들고...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고 상상했지만

그게 이루어지리라는 큰 기대는 사실 크지 않았죠..

그렇지만 모두의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임기 남은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20여일 만에 구치소로 보내버린 건

역시나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촛불의 힘이었던 거 같습니다...



14주동안 나가기 힘든날도 있었고 정말 추워서 꼼짝하기도 싫었던 날도 있었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켰던 모두에게 박수와 격려를 드리고 싶네요..




아직도 박근혜의 찌끄러기들이 남아있고

대선이 있고

MB가 있죠.




반세기를 지배했던 박정희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하고

왜곡된 역사와 어그러진 자본주의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하겠죠

상처받고 고통받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다시 웃음의 날이 와야하고

그리고

그리고



9명의 미수습자와 세월호의 진실도 밝혀지길 바랍니다.

이제 시작이고

첫 삽을 떴다는 마음이 들어요



모두가 상상하는 정의로운 세상, 아이들이 행복할 세상

함께 상상하고 함께 한걸음 나아가야 하겠다는

작은 생각이 이 아침에 떠올랐습니다.



구악을 청산하는 그 첫날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