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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초가을 나들이 (1) - 잿더미 속에 피어난 도시에서

작성일
17-12-11 17:39
글쓴이
annihi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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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일: 인천->도쿄 나리타. 공항 청사 내 캡슐호텔에서 1박.




점심 요기는 대한항공 라운지에서 때우고,

여행 0일 낮: 도쿄 나리타 -> 모스크바 쉐레메쩨보.



모스크바 공항 라운지에서 '장라면'을 비롯한 부실한 음식으로 저녁 요기.

여행 0일 밤: 모스크바 쉐레메쩨보 -> 로마 피우미치노



대충 이런 자세로 공항에서 하룻밤을 버티고 나서ㅠㅠ

여행 1일: 마침내 여행 시작. 로마 피우미치노 -> 카타니아




새벽 다섯 시 반, 라운지 영업 시작과 동시에 달려들어 입에 맞든 안 맞든 우겨넣는 걸로 새벽을 연다.




편도 5-6만원 쯤 하는 저가항공에 올라 3일 사이 네 번째 비행 시작.




아무리 목을 길다랗게 빼늘여봐도 보이지 않는 에트나 화산.

엎친 데 덮친 격, 옆 자리 이웃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0.12t은 되어 보이는 거구의 흑형ㅠㅠ.




마침내 시칠리아 섬에 도착.

생전 처음 하는 이탈리아 여행을 시칠리아로 시작하는 게 좀 색다르긴 한데...

집에서 손바닥만한 다육식물만 보다가 저 어마어마한 덩치를 보니 따뜻한 남쪽 나라에 왔음이 새삼 실감나는 순간이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활화산 에트나가 분화할 때마다 고통받았다는 도시 카타니아.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는 모토로 유명한 곳.

햇살이 따가운 만큼 아름드리 나무가 펼쳐주는 그늘도 울창하여 나름 살만할 듯.




애초 계획은 공항에서 곧바로 시외버스를 잡아타고 인근 도시인 시라쿠사를 들렀다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주변에서 한결같이 만류하였다.
'여행 첫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그리 무리하다가 몸져 누우면 여행 망한다'고.

하여 시라쿠사 방문은 일단 보류.

그런데 살짝 몽롱한 정신에 버스에서 정신줄을 놓았다가 적당히 내려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대충 정류소 이름을 보고 이곳, 카타니아 최대의 번화가라는 곳에 하차.

그런데, 이 도시,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작다.

일단 숙소를 찾아가서 가방을 놓고 시내 구경을 하려고 했었는데, 가방 끌고 돌아다니면서 볼 걸 대충 다 보아버렸으니-_-;;;




과연 마피아의 고향답게,

정치구호(라 짐작되는 글귀)에서도 서슴 없이 등장하는 마법의 단어 '마피아'.ㅋ




트렁크를 질질 끌고 정확한 위치 파악 따위 생각치도 않으며 터덜터덜 중심가를 쏘다녀본다.




몇 분 걷지 않아 시끌벅적한 시장통이 나타난다.




시칠리아가 이탈리아에서도 못 사는 축에 드는 동네라고 듣긴 했으나 복숭아 가격이 충격적이다. 3kg에 1유로라니!! 10유로인 줄 알았구만.ㄷㄷㄷ
(뭐, 더 보관했다간 맛이 가서 팔기 어려운 물건이긴 했지만)

그나저나, 역시 시장통 떠들썩한 소리는 수다스러운 이탈리아어가 제격인 듯하다.

독일 재래 시장을 들러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독일 상인이 목청 높여 '드라이 킬로, 아인 오이로~Drei Kilo, ein Euro~~' 하는 그림은 잘 안 떠오르는 반면,
이탈리아 상인이 '뜨레 낄로, 우노 에우로~~~ Tre kilo, uno euro~~~' 하는 건 뭔가 라임이 딱딱 맞게 느껴지지 않는가ㅋㅋㅋ




사람들 생김새만 다른 뿐, 시장통 풍경은 동서가 다름 없다.




시장통이라 더욱 그렇겠으나, 전반적으로 깔끔함이라던가 부유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시칠리아 섬 제 2 (혹은 3)의 도시 한가운데.




바닷가 도시답게 갓 잡아온 생선도 즐비하고,




단돈 반 유로 짜리 각종 떨이 상품이 즐비한 좌판도 참으로 반갑다.

시끌벅적한 시장통을 빠져나와 다른 길을 좀더 헤매보기로 한다.




처음로 관광 책자에도 실려 있는 지점 발견.




카타니아가 배출한, 카타니아가 사랑하는 음악가, 빈첸초 벨리니가 보인다.

마땅히 오페라 극장 앞에 놓여야 할 거라 생각했지만 시내 최대 번화가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 듯.




벨리니가 앉아서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이곳은 고대 로마 시절 원형 극장이었던 곳.




수 차례에 걸친 에트나 산 분화로 직격탄을 맞아 온통 폐허가 된 뒤 채석장으로나 쓰이다가 최근에 그럭저럭 정비를 했다는 게 이 정도.




뭐, 입장료도 안 받는 곳인데, 볼거리가 좀 적다 한들 어떠하리. 아직 돌아다닐 곳은 많다.

그나저나 명색이 중심가인데 건물들 입성에서 꽤나 남루함이 느껴진다.




남미 도시에서 가장 넓은 장소 이름이 대부분 아르마스 광장plaza armas인 것처럼, 이탈리아 웬만한 도시에서 가장 넓은 장소 이름은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 아닐까ㅋ

어쨌든, 두오모 광장을 향해 걷다가 문득 마주친 이름 모를 교회. 한창 결혼식 중인 듯.




발걸음을 좀더 떼었더니, 뭔지 모를 행사를 하고 있다. 아마 자동차 관련 행사지 싶은데,

나름 멋들어진 컨셉의 알록달록한 차들이 맵시를 뽐내고 있는 중.




무슨 차인지 정확히 알았으면 더 즐거웠을 텐데.




카타니아의 랜드마크라 할 만한 것들이 모여 있는 두오모 광장에 도착.

저 오벨리스크를 업고 있는 코끼리는 에트나 산에서 떨어진 현무암으로 만든 것이라고.




이 때는 정신을 살짝 못 차리고 있어서 이 건물이 뭔지도 모르고 지나쳤다-_-;;




저런 골목길 같은 곳에 버스가 다니다니, 실은 이 길이 기차역, 버스터미널을 제외하고는 이 도시에서 가장 넓은 찻길이었다는 거ㄷㄷㄷ




버스는 저렇게 좁게 다녀도, 사람은 이렇게 넓게 다닐 수 있다니, 거 나름 좋다. 

서울에서 그게 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_-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지 않으면 놓치고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행색의 출입구.




이곳은 2세기 경 로마 시절에 지어진 그리스 식 극장.




내부는 철저하게 폐허가 되었지만,

이곳을 다른 유적지와 다른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광경은...




유적지 바로 위에 사람들이 집을 지어 가며 누천 년 동안 살아온 장면.




금방이라도 전염병이 튀어나올 것 같은 을씨년스러움도 보이긴 하지만,




탁 트인 곳에 나오면 지금이라도 한 바탕 판을 벌려도 좋을 만큼 생생한 현장이 나타난다.




고대 벽돌과 중세/근현대 석재가 얼기설기 얽혀 있는 모습이 인상적.




무슨 특별한 때는 실제로 공연을 열기도 한다는 곳이 이곳이었던가, 아니면 시라쿠사의 그리스 극장이었던가, 기억 안 남-_-




텅 빈 관객석을 향해 한 곡조 뽑고 싶은 마음도 슬몃 들었지만,

아서라-_-




저런 묘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두상이 '시칠리아 스타일'인가 보다.




설마 저 두상이 2유로라는 얘긴 아니었겠지-_-??

이곳에서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하나 구입해주고. (그게 뭐였지는 다음에...)




한 시간 남짓한 시간만 투자하면 거진 둘러볼 수 있는 이 자그마한 도시에도 저렇게 멋들어진 오페라 극장이 있다니, 과연 오페라의 나라답다.

카타니아가 사랑했고, 온 유럽이 사랑했으니 젊은 나이에 가버린 '설탕에 절인 귤 같은 남자' (쇼팽에게 붙여진 이미지이지만 벨리니도 비슷한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의 이름을 따온 극장.




오전 나절을 트렁크를 끌고다니며 쏘다닌 끝에 마침내 예약해둔 '여인숙'에 도착~~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멀지만-그럴 필요도 없지 않은가!- 아늑함 깔끔함 그 자체,

가방을 던져두고 나니 오전에 관뒀던 일정, '시라쿠사에 후딱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떠올랐지만,

내일 일정에서 뽕을 뽑기로 하고, 오후엔 쉬면서 식도락이나 즐겨보기로 결정.

'가성비 최고'라는 숙소 스탭의 추천을 받아 방문한 트라토리아에서.




도무지 초가을이라고는 하기 어려운 따가운 남국의 햇살 아래이네 일단 맥주 일배 들이켜 주고.




빵 때깔만 봐도 독일과는 비교 불가-_-




게으르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 모습은 동서가 한결같다.




'가장 시칠리아 스타일에 가까운 걸로 주세요' 했더니 내온 해물 샐러드.

해물의 구성이 특별할 건 없지만 신선한 식감과 새콤한 소스 맛은 -_-b.

과연 여기서 먹은 메뉴 중 가장 비싼 값을 아낌없이 했고,




꽁치인지 정어리인지 알 수 없는 생선살이 씹히는 파스타도 훌륭.




해물 요리가 주력인 곳이라서였나, 고기 요리는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




ㅗㅜㅑ,
이런 깡시골 마을에 저런 모니카 벨루치 삘 나는 미인이라니 @_@

담배 피는 모습은 제법 높은 싱크율을 보여주었는데...




30 유로 정도로 한 코스 잘 차려먹게 해 준 트라토리아에게 고마운 마음을.




대충 시내를 거닐면서 내일 이동할 차편을 예매하러 가본다.




영락 없는 시골 터미널 분위기를 풍기는 예매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 길을 건너 조금만 더 바깥으로 나갔으면 바닷가 구경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여긴 빠드레께서 사는 곳일까.




아까 무심코 지나쳤던 두오모 광장의 주인공, '두오모'에 돌아왔다ㅋ

이곳의 정식 명칭은 성 아가타 성당Cattedrale di Sant'Agata.

양 가슴을 도려내는 끔찍한 박해를 당하며 순교한 성 처녀 아가테에게 바쳐졌다는 곳.

가이드북에서 시키는 대로 구도를 잡으니 확실히 사진이 그럴싸해졌다ㅋ




아, 이탈리아에 온 이상 젤라또 한 사발은 비워줘야 한다, 흐흐흐







역시 두 눈을 부릅뜨고 찾지 않으면 훌쩍 지나쳐버릴 것 같은 곳,

벨리니 생가.
1801년 11월 3일에 태어났다고 적혀 있는 것 같다.

내부를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는데, 입구를 못 찾아서 포기.




뉘신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한 방.




이번엔 코끼리 엉덩짝을 피해서 아가타 성당 한 컷 더.

이걸로 짧았던 카타니아 둘러보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간다.



애초 예약을 '조식 포함' 조건으로 했는데,

이곳은 '호텔'이 아니라 '여인숙'이라서 직원들이 밤 되면 퇴근했다가 아침 여덟 시에나 되어야 돌아온다고 한다.

'버스 출발이 여덟 시인데 내 아침은 그러면 어떡해요ㅠㅠㅠ???' 라 따졌더니만
저녁 퇴근 전에 미리 가져온 다음날 아침.

이리 보니 참으로 혜자로운 식사로다.

집을 떠난 지 3일만에 제대로 널찍한 침대에서 순식간에 곯아떨어지는 것으로 첫날 일정 끝.




빈첸초 벨리니 '몽유병 여인La sonnambula' -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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