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밤 10시에 성당에 다녀왔더니,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결승이 끝났네요.
 왕들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전쟁이라는 말이 좀 거칠기는 하지만, 지금 이 두 선수를 설명하는데 왕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떠오르는 표현이 없네요.
 4세트까지 보고 나갔는데...
 나달이 괴물이네요. 전 경기 5시간 넘게 경기하고, 오늘 또 4시간 가까운 접전에서 이기다니..
 23세의 젊은 나이에 그간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괴수가 하나 탄생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하드 코트에서는 페더러가 진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결국 지네요.
 마지막 세트 스코어가 2-6이니까,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나 봅니다. 최근에 나달에게 자주 무너져서 심리적으로 압박이 컸는지, 결국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나오네요. ㅠ.ㅠ
 페 더러도 정말 한 시대를 완벽하게 제압한 선수인데, 나달이라는 또 다른 선수가 나타나 그의 시대를 좀 더 길게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과거에 패배라는 말을 모르고 살았던 그가 요사이 패배를 심심치 않게 당하는 모습에서 세월의 아쉬움을 느끼고, 또 그를 넘어서기 위한 다른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을 생각해 봅니다.
 나달의 시대가 완연히 열린 것일까요? 생각해보니, 나달이 생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하드코트인 US오픈만 남았네요.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던 하드 코트마저 정복했으니까요...

 경 기 자체는 정말 수준이 다르더군요. 완벽한 공격을 받아치는 모습과 상대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재치있는 샷의 향연은.. 저는 테니스를 잘 모르는데도, 정말 재미있다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그 긴 시간에도 테니스를 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더군요.
 지금의 테니스 팬들에게는 희대의 두 명의 천재가 나타나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 엄청난 행운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