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박선양 기자
- 작성일
- 09-12-16 12:01
우리나라 스포츠 언론의 수준이 답답하다는 거야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요즘 들어 참 답 없다는 생각을 자꾸하게 되네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경제지 뺨치는 편향성입니다. 주관을 가지고 한 쪽에 편향된 것이야 뭐 달리 말은 안하겠지만, 자기 이름을 걸고 자기 의견을 떳떳하게 밝히는 것도 아니고, 꼭 선수들 말들 따오는 형식으로 기사를 쓰더군요.
박선양 기자가 대표적입니다. 박선양기자는 네이버 검색에 따르면 12월 들어 11개의 기사를 썼습니다. 그 중 선수협과 관련된 기사는 4개입니다. 이 분이 쓰신 기사 제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시진 감독, "전지훈련 예정대로 떠나겠다"
히어로즈 선수들이 선수협에 반발하는 이유는
삼성-LG 없는 프로야구 가능할까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엘지, 히어로즈 선수들, 김시진 감독의 말을 인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내비칩니다. 하지만 단순 사실의 전달 기사로 볼 수 도 있지만, 그의 기사 어디에도 선수협의 입장을 전달하는 균형감각은 찾아볼 수 가 없습니다.
문장은 더욱 더 가관입니다. "사람 좋은 김시진(51) 히어로즈 감독이 뿔났다.", " LG 선수들이 집단으로 선수협을 탈퇴하기라도 한 것일까.", "최악의 상황이 오게 되면 한국 프로야구는 파행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 선수들의 말을 인용하며)선수협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
각 기사들에서 한 문장 씩 뽑아보았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의 보도를 가장한 가운데 한 쪽의 입장만 강조하고, 감정적이면서 자극적인 문장을 뽑아내어 기사의 첫 머리에 올립니다.
"사람 좋은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이 뿔났다" 이 문장 참 가관입니다. 사람이 좋은 김시진 감독. 나쁜 사람들의 모임 선수협. 이런 식의 이분법적 구분을 시도하는 문장입니다. 사람 좋은 김시진 감독을 화나게 하는 선수협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문장이지요. 이러한 문장.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이 쓸만한 문장이 아닙니다. 이러한 문장을 썼다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자의 최소한의 임무인 사실 전달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 판단을 흐리게 하는 문장을 기사의 첫 머리에 올리는 짓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적어도 리드를 쓰려면 육하원칙에는 맞게 써야 하는 것인데, 이런 리드는... 아. 그냥 절망스럽네요.
또 다른 기사의 리드를 보시지요. "선수협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 이것도 절망스러운 문장입니다. 리드는 기본적으로 육하원칙에 맞게 작성해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히어로즈 선수들의 말을 인용한 이 리드는 육하원칙에 맞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감정적 자극을 줄뿐입니다. 이건 그냥 선동문구 일 뿐입니다. 이건 그냥 옐로우페이퍼의 선동적 헤드라인이라 치고, 다음 문장을 보지요. 이 문장에 이은 그나마 제대로된 리드라 할 수 있는 단락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2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총회에서 히어로즈 선수단이 선수협 상층부와 의견 충돌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확인은 김시진 감독이 히어로즈 선수단이 선수협에서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외부에 알려졌으나 그렇지 않다고 발언한 것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또 다른 근거는 "히어로즈에서 은퇴한 한 선수"의 발언입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 전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는 “주장 송지만이 이야기를 하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하자 ‘조용히 좀 하라’고 소리를 친 것" 입니다.
정리하자면 "선수협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따옴표쳐서 인용할 만한 이야기를 한 사람은 히어로즈 선수단이 아닌 히어로즈에서 은퇴한 선수이며, 이마저도 익명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도대체........... 이 기자 뭡니까. 기자 작성 수업을 받긴 받은겁니까? 그리고 박선양 기자가 중요하게 인용한 실제 히어로즈 선수단과 선수협 상층부가 대립했다는 김시진 감독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사실"은 기사 어디에도 없고 회의장에서 송지만이 "조용히 좀 하라" 한 것 밖에 없습니다.
아놔... 토할 것 같네요. 이런 기자의 기사를 무심히 읽어왔다는게 참 부끄럽네요. 처음에는 선수협 보도 태도가 편향되어 있다라는 내용의 글을 쓰려고 했는데, 참고자료로 찾았던 몇 개의 글 중 눈에 띄는 기사 하나를 보았더니... 기사문이라 할 수 없는 정도의 이런 수준 이하의 기사라니.
박선양 기자 만약 이 글을 본다면 챙피한 줄 아쇼. 일반인한테도 지적질 당할만한 기사를 써대시는 군요.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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