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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감독의 스프링캠프가 달라졌다. 이제는 ‘양보다 질’이다. 지난 1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매우 큰 변화를 맞았다.

타격훈련, 그리고 훈련량에 치중됐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각 분야별 고른 훈련과 집중력에 중점을 두고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저녁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야간훈련을 제외하면 훈련 일정 자체가 아예 다르다.

지난해 한화는 오전 9시30분부터 공식훈련을 시작해 보강훈련까지 마치고 나면 오후 4시가 넘곤 했다. 선수들이 숙소에 들어오는 시간은 거의 오후 5시였다. 그리고 타격훈련에 상당히 큰 비중을 뒀다. 점심식사 이후 시작하는 타격훈련을 거의 훈련 마지막 시간까지 소화하며 3시간 이상을 타격훈련에 쏟아부었다.

한화 이글스 제공

‘4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이같은 훈련을 치러 한화 선수들은 대단히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해냈다.

그러나 올해는 확 달라졌다. 하루 훈련이 오후 2시30분이면 모두 끝난다. 오후에 3개조로 나눠 소화하는 타격훈련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로 눈에 띄게 줄었다. 짧고 굵게 치고 빠지는 것이다.

반대로 비중이 늘어난 것은 팀워크와 관련된 여러가지 훈련이다. 타격훈련을 시작하기 전 오전에는 팀플레이, 주루플레이, 수비 포메이션 등 훈련을 집중적으로 치르고 있다.

훈련과 휴식 사이 기간도 달라졌다. 캠프 초기에 6일 훈련 뒤 하루 쉰 한화는 최근에는 실전 체제를 준비하기 위해 5일 훈련 뒤 하루를 쉬었다. 하루 훈련량을 줄이되 전체 캠프의 휴식일을 줄이는 방식이다. 훈련의 집중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한화 이글스 제공

김응용 감독은 “작년에 운동 많이 했어도 별 차이 없더라”고 농담처럼 이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함께 1년을 보낸 뒤, 김 감독과 한화 선수들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변화다.

김 감독은 원래 직접 나서 훈련을 많이 시키는 스타일의 감독이 아니다. 그러나 한화를 처음 맡은 지난해에는 첫 훈련이었던 서산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을 단단히 몰아붙였다. 해태·삼성 시절과 훈련 강도가 달라진 데 대해 “훈련은 꼴찌 팀이나 하는 것”이라며 당시 한화가 훈련을 많이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4강에 못 가며 만년 하위 팀이 된 한화 선수들을 파악하기 전이라 훈련량과 강도를 늘리고 높인 것이다. 훈련 지도는 김성한 수석코치에게 많이 맡겼지만 전체적인 지시는 당연히 김 감독의 뜻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또 한 번 꼴찌를 했다. 신생팀 NC에게도 밀려 더욱 처참한 꼴찌였다.

1년 동안 많은 일을 겪으며 한 시즌을 치른 김 감독은 이제 모든 선수들의 장·단점과 각자 스타일을 충분히 파악했다. 이제 진짜 ‘코끼리 스타일’로 효율적인 훈련을 지시하며 이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제 진짜 감독님 스타일로 돌아온 것 같다. 훈련의 집중도가 훨씬 높아졌고 선수들의 훈련 분위기도 아주 좋다”고 오키나와 캠프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화는 이제 몸만들기 단계를 지나 ‘실전 모드’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2월3일부터 투수와 타자들의 라이브 훈련이 시작되고 8일부터는 홍백전, 11일부터 본격적인 연습경기 체제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