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도 야구를 20년 정도 봤긴 했지만 아직도 여러 모로 부족합니다. 타격이론, 피칭이론 같은 것을 배운 적도 없고, 숫자에 약한 관계로 통계분석도 능숙하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또 제가 접할 수 있는 정보원이라는 것이 TV관전, 경기장에서의 관람, 야구 뉴스 정도이지요. 그러니 아직도 야구를 보는 눈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아 앞을 예상하지 못하고, 코칭 스탭과 선수들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를 더 많이 생각합니다.
가끔 나오는 정줄 놓은 플레이들을 보면 저 또한 입에서 욕이 나오고 속이 탑니다. 기본적인 백업 플레이를 안한다거나, 적극적이지 못한 행동을 그라운드에서 보이면 선수들이 밉기도 하지요. 예전에 오재원이 2루를 볼 때 협살 플레이에서 공없는 글러브로 태그 하는 것을 보고 집에서 베개 던지기도 했네요. ^^;;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선수들과 코칭스ㅌㅐㅍ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프로니까요. 저야 집에서 광고를 보는 댓가로 중계되는 야구를 본다던가, 가끔 돈 내고 야구장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맥주 한잔 하며 그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는 정도지만,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그 한 경기, 한 타석, 한 구에 집중하여 플레이하여 좋은 활약을 하기 위해 노력했으니까요. 그러니 그들은 기본적으로 존중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야구를 하는 만큼 한 가지 선택을 하는데 있어 단순하게 행동하지는 않았으리라 봅니다.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였을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그들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가정들을 세우고, 그 가정들이 현실화되었을 때의 결과를 고민하며 플레이를 할 것입니다. 
감독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레너드 코페트가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밝혔듯이 야구감독이 한 선수를 기용할 때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수많은 다양한 의미들이 녹아들어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저처럼 Just Fun을 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수와 감독의 선택은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그들의 플레이를 볼 때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보는 것입니다.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를 보며 야구를 읽어 갑니다. 매일 매일 그라운드에서는 벌어지는 플레이들은 저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저의 머리 속에서 스스로 내리는 질문과 답들을 통하여 하나의 이야기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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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닝( http://inning.co.kr )에 올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