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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엉뚱한 데서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문제의 답이 생각지 못한 데서 나올 때가 있다. 프로야구 14년 베테랑 김태균(32·한화)도 최근 그렇게 답을 찾아가고 있다.

김태균은 요즘 잘 치고 있다. 25일 롯데전까지 타율 3할6푼2리에 53타점을 쌓았다.

4월 월간 타율 3할로 ‘저조’했던 타격이 달을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중이다. 5월에는 3할8푼3리를 쳤다. 그러나 홈런이 4월 1개, 5월 1개뿐이었다.

김태균은 이름에서 홈런이 연상되는 타자다. 그 기대치에 비해 홈런 갯수가 너무 적었던 김태균은 어느새 홈런 9개를 쌓았다. 6월에만 16경기에서 7개를 쳤다. 6월 월간 타율은 3할9푼이나 된다. 모자라던 것을 점점 채워가며 타고투저 시대에 타격 5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은 김태균은 장타력도 되찾아가고 있다.

한화 김태균. 한화 이글스 제공

김태균은 그 과정을 되짚어보며 “야구가 참 웃기다”고 말했다.

김태균이 조금씩 감을 찾기 시작한 것은 5월말부터였다. 시즌 초반부터 득점 기회에서는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윙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김종모·장종훈 타격코치와 상의해가며 폼도 바꿔봤지만 좀처럼 맞질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던 답이 어느날 무심결에 내뱉은 아내 김석류씨의 한 마디에 풀리기 시작했다.

김태균은 “나는 체격이 커서 방망이는 무겁게 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자존심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5월말쯤이었나, 조금씩 내 스윙을 찾기 시작할 무렵 내가 워낙 고민하는 걸 알고 있던 아내가 ‘이제 20대도 아닌데 방망이가 너무 무거운 것 아니냐’고 한마디 했다. 듣고보니 그럴 듯도 해서 한 번 가벼운 방망이를 들어봤는데 스윙이 간결한 느낌이 들더니 공교롭게도 홈런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홈런 1개를 기록하고 있던 김태균의 방망이는 930g이었다. 과거 1㎏짜리 방망이도 사용했던 김태균은 국내로 복귀한 2012년부터 이 방망이로 타격해왔다. 그러나 아내의 말에 시험삼아 후배 엄태용의 880g 방망이를 들고 나간 5월21일 넥센전에서 김태균을 만루홈런을 때렸다. 그때부터 김태균은 880g짜리 방망이로 타격하고 있고 24일 롯데전 끝내기 홈런까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태균은 “야구가 웃기다. 엉뚱한 데서 답이 나올 때가 있다. 나는 타격이 좋지 않을 때 언제나 타격 폼 같은 데 문제가 있다 생각하고 코치님들과 상의하고 혼자 고민하며 거기서 찾으려고 했다”며 “아내가 우리보다 야구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생각지도 못했던 데서 그렇게 풀리니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도 김태균은 100%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더 높은 타격을 위해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하고 있다.

김태균은 “경기를 마친 뒤에는 최대한 야구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