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호사방지기의 괌 스프링캠프 동행기 - 그 두번째 이야기]

오늘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8시 리조트에서 조식을 마친 후 9시 30분 출발~ 밴 1대에에 8명씩 나눠 타고 파세오

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날씨는 어제와 다르게 구름이 많이 끼어 있고 바람도 제법 세게 불고 간간이 비도 가늘게

왔답니다.

구름과 바람은 반가웠지만 이 호사방지기는 고가의 카메라가 비에 맞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오늘같은 날씨가 훈련하기 딱 좋다'며 좋아했습니다.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쳐 마음놓고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렌즈속으로 마구 담았습니다.

훈련에 들어가기전 간단한 미팅이 끝난 후 선수들이 흩어지지 않고 계속 모여있었습니다.

무슨일인가 하고 가봤더니 훈련에 앞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서재응 선수가 가장 막내인

정성철 선수에게 노래를 시켰지 뭡니까... 조금 망설이더니 바로 박상철의 "무조건"을 부르

더군요... 순간 선수단은 '전국노래자랑'의 관객 모드로 전환하여 박수를 치며 흥을 돋우

고 있는 순간!!! 어디선가 산적같이 생긴 시커먼 선수 한명이 앞으로 나오더니 사정없는

막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선수단은 박장대소의 분위기로 여기저기 한두명씩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고개를 숙여 춤을 추고 있어 처음에는 누구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곽!정!철! 선수였습니

다.

평소 과묵한 성격의 곽정철 선수라 그 파급 효과가 엄청났습니다.

알고보니 자신이 아끼는 광주일고 후배를 돕기 위해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끔찍한 후배사랑이죠~ ㅎㅎ

즐거운 분위기속에 훈련을 시작해서인지 선수들의 몸놀림은 한결 가벼워 보였습니다.

어제와 같이 워밍업으로 몸을 풀고 토스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토스

를 시작하다 점점 거리를 늘리는데 로페즈 선수가 상당히 먼 거리에서 공을 던지는데 무

슨 대포를 쏘는줄 알았습니다.

보통 거리가 멀어지면 다른 선수들은 포물선을 그리며 공을 던지는데 로페즈는 빨랫줄처

럼 쫙~ 직선으로 공을 던졌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데 "어깨 장난아니다...." 란 생각이 바로 나왔습니다.

공항에서 처음 봤을때의 느낌이 더욱 굳혀졌습니다.

토스를 마친 후에는 어제와 같이 투수, 야수 나눠서 훈련을 했습니다.

야수는 티배팅과 배팅, 투수는 불펜피칭(곽정철과 정성철), 체력훈련, 상황별 수비훈련, 하

체 밸런스를 위한 배팅훈련 등으로 조를 나눴습니다.

윤석민 선수는 약간의 감기기운이 있었지만 훈련내내 웃는 얼굴을 유지해 참 보기가 좋았

답니다. '이뿐놈은 뭘 해도 이뿌다'는 말이 맞는거 같습니다.

상황별 수비훈련은 홈에서 칸베코치와 이강철 코치가 펑고를 치고 투수들은 투구 모션을

취한 후 상황에 맞게 타구를 처리하는 훈련입니다.

서재응 선수는 훈련 내내 "집중! 집중!"을 외쳤고 로페즈 선수는 실수로 공을 빠뜨리기라

도 하면 들어가지 않고 "one more"를 외친 후 한번 더 하고 들어갔습니다.


욕심도 좀 있답니다~ㅎㅎ

어느덧 오전시간은 지나고 맛있는 점심시간. 점심은 야구장안에서 한식으로 먹는데

이 호사방지기 너무 배고픈 나머지 한접시 가득 밥과 반찬을 퍼가지고 왔는데.........

참 민망했습니다.

아니 글쎄 제가 김상훈 선수의 밥보다 더 많이 퍼온겁니다.....덩치는 거의 저의 2배인 김상

훈 선수의 밥보다 더 많이 퍼온 호사방지기....대략 난감이었습니다.

들어오는 선수들의 시선이 민망해 밥을 무지 빨리 해치워 버렸습니다. ㅎㅎ

한참후에 알았습니다. 선수들은 훈련중에 식사를 많이 안한다는거.....

내일부터는 조정을 해야 겠습니다.

이렇게 시간은 흘러 훈련이 마무리 될때쯤 장성호 선수가 배팅을 중단하고 쪼그려 앉아 손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호사방지기라 같이 손바닥을 쳐다봤죠....근

데 세상에... 손바닥과 손가락이 물집 투성이었습니다. 평생 야구만 한 사람이 웬 물집이냐

고 물었더니 2달만 방망이를 잡지 않으면 물집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또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굳은살이 그렇게 빨리 없어진다는 사실을..

예정된 훈련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오늘 하루도 보람차게 마쳤다는 생

각에 흐뭇했습니다.

참! 야간훈련이 남아있었네요....

오늘은 여기까지구요 내일 또 뵙겠습니다~

* 현지 인터넷 사정으로 많은 사진을 올리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글 하나 수정할려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새삼 느낌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