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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방지기의 괌 스프링캠프 동행기 - 그 네번째 이야기

오늘은 괌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맞는 휴식일입니다.

모든 선수들은 쌓였던 피로를 풀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재충전을 하는 날입니다.

해외전훈은 그야말로 주전경쟁을 위한 소리없는 전쟁이기 때문에 휴식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경치가 좋은 세계적인 휴양지라 해도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 몸은 파김치가 되고 한국

에 있는 가족들 생각에 마음도 허전하답니다. (이제 4일째인 저도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네

요...)

더구나 하루 하루가 피말리는 주전경쟁의 연속이다 보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닐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3일 훈련후 맞는 휴식일은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한 꿀맛같은 활력소가 되는 것

입니다.

선수들은 오랜만에 달콤한 늦잠을 자며 한껏 여유를 부렸습니다.

휴일을 맞은 선수단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는데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해변 산책을 나가

는 그룹, 수영장.스파 등 호텔 편의시설을 만끽하는 그룹, 주변 아울렛이나 백화점 등으로 쇼

핑을 즐기는 그룹, 방안에서 어젯밤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그룹 등 크게 이정도로 나뉘었습니다.

주변 아울렛이나 백화점으로 쇼핑을 나가는 그룹은 숙소 로비에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서로 장

난을 치며 시종일관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서로 자기는 뭘 산다며 정보공유도 한창입니다.

그동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게 보내왔던 이 호사방지기도 방으로 들어와 오랜만에

주변 정리도 하고 3일동안 찍었던 사진도 확인하고 오랜만에 가족들에게 안부도 전했습니다.

모처럼 부리는 여유라 그런지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해외 출장의 부담감이라 해야 될까요?

그래서 방에서 나와 열려있는 선수들의 방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방에서 쉬는 선수들도 여러 부류가 있더군요~

화상캠을 챙겨와 가족들과 화상으로 통화를 하는 이대진 선수, 인터넷으로 개그콘서트를 보며

박장대소 웃고 있는 문현정과 강철민 선수, 코고는 소리가 복도까지 들리게 깊은 잠에 빠져있

는 모선수....(이미지 관리상절대 비밀입니다. ㅋㅋㅋ 팬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제가 들어가니 기다렸다는냥 노트북이 이상하다며 봐달라는 한기주 선수.. 노트북을 확인해보

니 인터넷 창을 하나만 닫아도 열어놓은 모든창이 닫혀버리는 악성코드에 걸려 있었습니다.

속으로 쉽게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한기주 선수의 근심어린 시무룩한 표정을 보니 웬

지 장난기를 발동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같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노트북을 새로 사야겠다며 겁을 잔뜩 줬더니 순진한

한기주 선수의 표정이 곧 울 듯 했습니다. ㅎㅎ

너무 잼있었지만 더이상 장난하면 안될거 같아 안심을 시킨 후 악성코드를 잡아줬답니다.

그제서야 한기주 선수의 얼굴이 급~ 환해 졌습니다.

한기주 선수 방에서 나와 수영장에서 놀고 있고 있는 선수들이 있나 해서 내려가 봤습니다.

다행히 헛걸음은 하지 않았습니다.

서재응, 임준혁, 이범석, 조태수 선수가 스파를 즐기고 있더군요~

반신욕을 즐기고 있던 임준혁 선수는 멀리서 걸어오는 저를 보더니 급히 물속으로 잠수를 해버

렸습니다.

운동장에서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몹시 어려워하는 임준혁 선수랍니다...

알고보니 자신의 뱃살이 제가 들고 있는 카메라로 인해 인터넷에 노출이 될까봐 급하게 잠수

를 한거였습니다.

눈치빠른 저는 절대 안찍는다는 약속을 하며 급수습에 들어갔습니다.

몰래 언능 한컷 찍어 나중에 노출한다고 협박이라도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평소 신용이 좋기

로 소문난 호사방지기라(^^) 임준혁 선수와의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스파를 마친 4명의 선수들은 넓은 수영장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어설픈 수영실력으로 수영장 물을 다 튀기며 개헤엄을 치는 이범석 선수가 얄미웠던지 서재

응, 임준혁, 조태수 선수가 동시에 이범석 선수에게 물장난을 쳤습니다. 이범석 선수의 반항

이 예상보다 거세지자 급기야 임준혁 선수가 강제로 싱크로나이즈의 고난위도 기술인 물속 물

구나무를 시켜버렸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 어느덧 처음맞는 휴식일도 이렇게 거의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휴식일이지만 야간훈련이 있습니다.

투수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해야 한다는 칸베 코치님의 강력한 지시 때문이죠.

하지만 어느 선수하나 불만을 갖지 않고 최고참 이대진 선수부터 가장 막내인 정성철 선수까

지 단 한명도 열외 없이 야간훈련을 소화했답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호사방지기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네요~

처음 시도해 보는 동행기라 부족한 부분도 많고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할 부분도 많이 느꼈습니

다.

그동안 미숙한 "호사방지기의 괌 스프링캠프 동행기"에 좋은 반응을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

니다.

이제 저는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향합니다.

엊그제 인천에서 출발했었는데 5박 6일이라는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네요..

여기서의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더욱 열심히 하는 호사방지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좋은 밤 보내세요~

- 괌 스프링캠프 마지막 밤 호사방지기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