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대표팀 감독 다시하라면 은퇴하겠다"
- 작성일
- 09-03-29 19:23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076&article_id=0001987564&m_url=%2Fread.nhn%3Fgno%3Dnews076%2C0001987564%26uniqueId%3D28390
| "다시 대표팀 감독하라구? 그러면 은퇴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준우승의 신화를 이끈 한화 김인식 감독은 절대 안된다고 했다. "다시 맡아서 우승까지 해야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나는 이제 빼줘야 하는 것 아니야. 팀성적 갖고 대표 감독을 정한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돼"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휴대폰에 찍힌 부재중 전화가 55통이야"라며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고 했다.
29일 대전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한국야구의 전설' 김 감독을 만났다. 얼굴을 밝았고, 건강해 보였다. 대전에 내려오기 전 치료를 받던 한의사에게 침을 맞고 왔다는 김 감독은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대"라며 웃었다. |
ㅡ아직도 이치로가 천장에서 왔다갔다 하나요.
▶결승전에서 지고난 뒤 보이지 않게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고 해서 달래줘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이렇게까지 해줘서 고맙다, 박수치고 헤어지자고 했어. 그런데 막상 박수치고 침대에 누웠더니 천장에서 이치로가 왔다갔다 하더라구. 대단한 선수지만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얄밉잖아. 지금은 괜찮아졌어.
ㅡ위대한 도전이란 말에 감동받은 국민들이 많습니다.
▶한화그룹의 슬로건인데 기자회견 도중 의식적으로 한 게 아니고 순간적으로 말이 나왔어. 이번 대회에서도 대회 관계자나 다른 팀에서 한국을 인정을 안하더라구. 그래서 그래 한번 해보자, 나도 도전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 말이 튀어나왔지. 그런데 멕시코를 이기고 난 다음부터 대우가 달라졌어.
ㅡ일본과 5번이나 붙었는데.
▶다른 사람은 뭐라고 해도 WBC사무국이 대회 운영을 잘했다고 봐. 흥행에서 성공했잖아. 일본과는 계속 붙었으면 좋겠어. 91년 슈퍼게임에서 처음봤을 때는 우리가 50년은 떨어졌구나 했는데 이제 많이 수준차가 좁혀졌어. 이제는 10년 안쪽이라고 봐. 그런데 WBC도 4년이 아니라 3년에 한번씩 열려야 돼. 4년이면 잊혀지잖아. 월드컵은 예선만 2년정도 걸리지만 WBC는 한달이면 끝나. 4년은 너무 길어.
ㅡ결승전 이야기를 안할수 없는데.
▶경기에서 밀렸는데 더블플레이로 끊고해서 이거 잘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 9회말 이범호가 동점타를 쳤을 때 이건 됐다했지. 고영민이 끝내주길 기대했는데. 연장으로 넘어가면 힘들다고 봤어. 선수들을 많이 바꿨잖아.
ㅡ임창용과 이치로의 승부를 다시 한번 돌아보시면.
▶감독 잘못이야. 고의 4구를 지시했어야 했는데. 어렵게 승부하라고 사인을 냈을 때 양상문 코치에게 물어봤더니 강민호가 사인을 봤다고 이야기하더라구. 다음날 아침에 임창용에게 물어봤더니 사인을 못봤다고 하고. 그래서 이건 아니구나, 내가 잘못했구나 생각이 들었어. 많이 배웠지.
ㅡ임창용 다음 투수는 생각했나요.
▶나카지마까지 승부를 하게 하고 아오키 타석에서 김광현을 낼려고 했지.
ㅡ김광현은 어땠나요.
▶일본에게 콜드게임패를 할 때 공이 너무 안좋더라구. 그래서 이후에는 왼손 원포인트로 생각했지.
ㅡ김태균도 그렇지만 이범호의 활약이 컸는데.
▶이범호에게 고마웠어.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박기혁 최 정 이범호 중 한명을 빼려고 했는데, 범호가 자기가 빠지겠다고 하는거야.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고맙더라구. 결국 박진만이 빠졌지만. 범호 안 데려갔으면 어쩔뻔했어.
ㅡ손민한은 한번도 못나왔는데.
▶팀훈련에서 27개 이상을 안던지고 왔어. 페이스를 올리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구. 시기적으로 누구를 데려오기도 힘들었구. 되도록이면 현 멤버들과 같이 가려고 했지.
ㅡ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봉중근 말고 다른 선발은 생각안했나요.
▶다른 카드가 없었어. 이미 베네수엘라전 선발로 윤석민을 통보했고. 사실 베네수엘라를 이긴 다음에 이번 대회는 끝까지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ㅡ결승상대로 누구를 원했는지.
▶일본과 붙었으면 했어. 미국은 선발로 예상되는 제이크 피비가 워낙 잘 던지는데다가 홈팀이잖아. 일본은 몇번 붙어서 이겼기 때문에 다시 잡을 수 있다고 봤어.
ㅡ우쓰미에게 이용규가 머리를 맞았을 때 보복 투구는 생각 안했나요.
▶이에는 이, 이거 우스운 이야기야. WBC는 큰 축제인데 망가뜨리면 안되잖아. 빈볼인지는 잘 모르겠어. 나중에 이용규가 우쓰미와 눈이 마주쳤다고 하던데. 그 후에 우쓰미가 코칭스태프에게 미안하다고 하더라구.
ㅡ당장 일본이나 미국에 나가도 될 선수 4명을 꼽았는데.
▶봉중근, 윤석민, 김태균, 정현욱이야. 정현욱은 지금 메이저리그에 내놓아도 여러팀에서 달려들걸. 특히 개인적으로 MVP로 꼽고 싶어.
ㅡ메이저리그 야구가 한국과 일본에게 밀리는 건가요.
▶개인 능력을 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확실히 낫지. 하지만 단기전이야. 단기전 승부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이 잘 안돼. 주자가 나가면 타자들은 더 치려고만 달려들어. 그러면 단기승부에서는 약할 수 밖에 없어.
ㅡ이번에도 마운드에 선수들이 태극기를 꽂았는데
▶1회 때는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오른는 게 있었는데, 이번에는 안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어.
ㅡ이번 준우승이 야구 인생에 몇번째 기쁜 순간일까요.
▶물론 첫번째지. 순간적인 희열은 한국시리즈 우승 때가 최고인데 이번에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왔잖아.
ㅡ이번 WBC를 돌아보신다면.
▶1회 때는 뭣도 모르고 했지만 이번에는 알고 하기때문에 더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어. 이 자리를 빌어서 샌디에이고와 LA 경찰들에게 감사하고 싶어. 운동장갈때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줬어. 참 미국에서 류재국(클리블랜드)을 만났는데 이상해졌더라구. 고교때 그렇게 좋았던 투수가 완전히 망가져있었어. 마이너리그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아. 우리 고교선수들이 자꾸 미국으로 빠져나가는데 이런 걸 보고 느껴야돼. 간다고 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게 아니거든. 일본처럼 프로를 거쳐 FA로 나가서 인정을 받아야지. 또 한국야구는 앞으로 투수가 더 강해져야 해.
김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귀국해서 "공짜밥 많이 먹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승엽이 한테 축하전화가 왔길래 '너는 WBC 안와서 홈런도 많이 치고 하니까 좋냐'고 해줬지. 그런데 큰일이야. 4강에 복귀해야 하는데"라며 당장 팀성적을 걱정했다.
< 대전=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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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얘기 많이 있네요 ^^
범호가 자기 자신을 빼달라고 했다니.. ㅎㅎ 진짜 이번 국대 범호 없었으면 어떠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ㅎㅎ
그리고 김광현이 대기하고 있었군요, 연장 길게 갈 생각도 하고 있었나 본데.
9회에 못낸게 크기는 큰 듯...
감독님 그래도 많이 기운차리신 듯 하네요 ^^
이제 개막만 기다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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