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더 이상 김인식 감독님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나질 않는군요...
- 작성일
- 09-08-15 00:21
9연패에 빠진 팀을 보고도 이상하게 김인식 감독님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더군요.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비판이라는 것이 팀이 좀 더 잘되고, 감독님도 좀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기에 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아프게 하기 위함이 아니니까요.
팀이 이지경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도중에 경질하자고 주장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결코 장기적으로 팀에 득이 될 것이 없으며
김인식 감독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겠죠.
사실 올 시즌 시작부터 김인식 감독님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나
한화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 빠진 데에는 더 이상의 그런 변명이 소용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하였다고 하나 팀이 2할 승률을 넘보는 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인 상황이죠.
2000년대 이후 현재 우리 팀의 승률 0.303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었던 팀은
2002년 롯데(우용득 감독, 0.265), 2003년 롯데(백인천 감독, 0.300)뿐이었습니다.
이것만 봐도 현재 한화팀이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는 상황이며
감독님으로서도 팀의 열악한 사정만을 탓하기에는 어려우실 겁니다.
결국 문제는 올 시즌이 아니라 내년 이후 이렇게 엉망이된 팀을 얼마나 추스릴 수 있는가 일 것입니다.
당장 팀의 기둥이라 할 김태균, 이범호는 내년에 FA로 풀릴 예정이며,
현재 유망주로서 팀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들은 조만간 군대에 가야할 상황입니다.
혹자는 현재 한화의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며 그 근본원인으로 팀의 열악한 사정을 드는 것이
김인식 감독님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팀의 상황을 개선해야할 현재 한화의 상황에서 어차피 올해가 지나면 교체될 감독님을
근본 문제로 삼기보다는 팀의 전반적인 상황을 따져보는 것이 더 발전적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80-90년대와는 달리 2000년대 들어와서 야구 인프라가 발전하고 미국, 일본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각 팀들 모두 2군 시스템이나 유망주 관리 시스템에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화는 여전히 80-90년대 수준의 마인드와 체계를 갖고 있는 팀이죠.
이런 점에서 팀의 열악한 지원과 인프라 문제를 따져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순철 해설위원이 감독으로 거론되는 것이 기분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감독은 그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하여 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으로서 이순철 해설위원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이유는
이순철 해설위원이 감독으로 있었던 시기 그리고 그 이후 인터뷰를 보건데
자기 자신이 팀의 주인공이 되려한다는데 있습니다.
선수들의 플레이보다는 감독의 플레이를 요구하고,
선수들을 설득하고 스스로 깨우치게 하기보다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려 합니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똑똑한 리더가 아랫사람들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부리려 드는 모습과 같다고 해야겠죠.
물론 그가 가진 해박한 야구 이론을 인정하기는 하나
결국 플레이 하는 것은 선수라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때가 많습니다.
과거 LG 팀의 팬분들이 감독 이순철을 그토록 미워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야구 경험도 갖추시고 한국에 돌아오셔서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수석코치의 경험도 있는
이만수 코치님이 오셔서 한화의 분위기를 좀 새롭게 바꾸어주셨으면 하지만
(사실 그동안 한화의 분위기는 너무 변화가 없는 보수적인 분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고 헤이해진 분위기만 강하게 잡으면 (이순철 해설위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알량한 단기적인 사고만 보이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그냥 금요일 밤에 잠도 안오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나서 두서없이 갈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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