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년 시즌 한대화 감독의 최대의 적은 팬일지도.
- 작성일
- 09-12-12 01:53
내년 시즌 한화의 모습을 대략적으로 그려보다보니
한대화 감독의 최대의 적은 팬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대화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한 부분이 일단 수비와 주루입니다.
한 시즌을 무난히 치루는데 가장 기본기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죠.
다만 이건 동계훈련만으로 큰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 프로야구가 그만큼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내년 시즌 한화는 필연적으로 장타력 위주의 야구를 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김태균, 이범호가 빠진 상황에서 기존의 팀 색깔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건
정신나간 감독이나 선택할 길이죠.
더군다나 리빌딩을 중점으로 두고 있는 팀으로서는 절대로 선택해서는 안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 필연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각오해야만 합니다.
수많은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서서히 성장을 기대해야하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팬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시즌 초중반에 팀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위해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고 있을때
팬으로서는 당연히 이럴바에는 차라리 기존의 색깔을 고수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팀이 과연 1군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팀인가 싶을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투수 쪽에서는 제구력이야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부분이 있다고 치지만
퀵모션이 안 되서 도루 시도와 성공률이 높은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죠.
퀵모션은 훈련으로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올 시즌 상당히 팀에서 공을 들여온 김혁민, 유원상의 퀵모션을 보면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팀에서 얼마나 신경쓰지 않았는가를 볼 수 있습니다.
수비나 타력쪽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내야의 경우에는 이대수의 영입으로 어느정도 진정될 기미가 보인다고 한다면
외야의 경우에는 중견수는 물론이요 좌우익조차도 안정감있는 수비를 보여줄 선수를
손에 꼽는 것 조차 힘이 듭니다.
타력의 경우에도 한 방을 가진 선수들은 많지만 이들을 연결해줄 작전 수행능력을 가진 선수들은
역시나 찾기가 어렵습니다.
작전의 가장 기본중의 기본이라는 번트를 가장 못 대는 팀으로
한화가 꼽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김태완은 내년에도 어느정도 자기 몫을 해주겠지만
김태균, 이범호가 보여주었던 우산 효과를 보여줄지는 미지수 입니다.
기본기가 부족한 타자들이 각자 살아야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삽질을 하게될지
눈이 훤히 보이네요.
또 내년 시즌 주장을 신경현 선수가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꼴찌를 했던 주장이 다시 주장을 맡는 예는 거의 없죠.
이는 역설적으로 팀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줄 중간층의 선수들이
한화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보입니다.
신경현 선수도 내년 시즌 자기 하나 이끌기 힘겨운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다른 선수들을
얼마나 이끌어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여기서 한대화 감독이 눈에 보이는 기본기 외에도 정신적인 팀워크의 측면에서도
팀을 다시 세워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볼 수 있죠.
엉망이었던 팀을 맡았던 김재박 감독이 얼마나 진통을 겪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한대화 감독이 겪을 고난도 대충 가늠이 됩니다.
거기에 한대화 감독은 기존의 팀 색깔에서 상당 부분 멀어져야 한다는 어려움마져
더하는 상황이죠.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엘지가 이제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이제 고작 터널의 초입이라는 것을 인지해야하지만
올 시즌 과연 1군인가 싶을 정도로 엉망의 모습을 보였던 팀이
체질 개선을 이유로 다시 큰 진통을 겪는 상황을 팬들에게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P.S 이렇게 쓰다보니... 우리 팀 정말 너무 엉망이네요. 막 쓰다가 화가 나 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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