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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적응이란 건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타자요. 투수의 경우 휩이나 볼넷 삼진 비율같은 비율 스탯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잘 모르는데, 타자의 경우는 일본->미국, 한국->일본 으로 간 선수들에게서 뚜렷한 OPS 하락, 특히 장타율 하락을 보여줍니다. 

이에 대해서 많은 메이저팬(일본팬 포함 상위리그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리그 차이로 인한 당연한 하락으로 생각을 하고, 선수의 수준차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던 면을 얼마 전에 엠팍에 카투리 양신님이 적었다가 분란이 좀 났더군요. 짧게 말하자면, 선수의 타고난 재능과 상관 없이 그가 성장한 리그에 따라 몸이 익어진다는 겁니다. 일반인들이 140킬로가 되는 공을 보면 보이지 않듯이 5km 더 빠르고 더 많이 휘어지는 공을 갑자기 보고 1-2년 만에 몸이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수비시에 타구질도 마찬가지구요. 물론 그런 타구질과 리그 평균 구속의 차이가 리그의 수준차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리그 최고의 선수가 상위 리그가서 심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단지 그 선수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7-8년 동안 한국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면?

이승엽이나 양준혁같은 선수가, 그리고 장종훈 선수도;; 마이너에서부터 경험을 쌓는다면? 

물론 실패할 수도 있겠죠. 이미 많은 한국선수들이 마이너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오니까. 

하지만 거기엔 멘탈, 더 나아가 문화적인 면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영어권 문화가 아닌 나라 중에 마이너에서부터 차곡차곡 성공한 선수가 많은 나라가 얼마나 있는 것 같나요?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생각해보면 그런 나라는 어마어마한 선수들이 마이너에 갑니다. 비슷한 문화권의 친구들이 많을 수 밖에 없고, 리그 적응에 더 유리하겠죠. 사실 걔네 영어에 대해 우리보다 부담이 적기도 하고, 미국에 있는 중남미 인구는 어마어마하죠.

이런 몇가지 이유때문에 리그 실력을 비교하는데 있어서 소수의 옮겨간 선수의 스탯변화만을 보는 것은 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