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
- 작성일
- 10-10-12 06:42
전 과학의 힘으로 세상 대부분 현상을 분석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의 영향이죠.
그러나 세이버 매트릭스... 요거들에 대해선 반 정도만 신뢰하는 편입니다. 특히 선수들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 조정방어율이라던지 조정 ops를 과도하게 신뢰하는 모습들을 경계합니다.
요즘 투수들 줄세우는데 단일 시즌 조정방어율 많이 사용하던데, 방어율이 투수의 잣대로 좋다고는 하나, 한두시즌 방어율은 한두시즌 다승만큼이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드로 00이 위대한 것은 단지 조정방어율이 낮기 때문은 아니잖아요?
일단, 세이버 기록들 중 많은 것들. 그 중 요즘 주목받는 WAR 이리저리 사람들의 공식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거기에는 굉장히 주관적인 가정들이 들어가 있죠. 그 가정들의 신뢰성이 얼마나 되느냐에 대한 언급조차도 없죠.
저도 저 나름대로 WAR을 만들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투수가 돋보여보이면서도 어느 정도는 투수들의 객관적으로 나열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 수 있지요 ㅋㅋ 투수들 기록들은 대부분 고려하면서 가중치(weight)만 조금 조절해주면 되죠.
세이버는 야구기록이 가질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일 뿐, 정확한 평가자료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결국은 경기를 직접 보는게 가장 중요하겠고, 선수의 클래스를 보려면 어느 기록을 봐라라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느 한가지 기록이라도 오랜 커리어를 통해 보는 것이 적당해보입니다. 호프에 오르는 선수들이 결국 임팩트가 아닌 통산 기록을 통해 평가받는 이유입니다.(쿠펙스 빼고-_-).
옆동네에 오스왈트 이야기 보면서 끄적거려봤는데,
오스왈트를 보면 민철횽아가 생각납니다. 사이영(골든 글러브)를 한번도 못받은 투수. 커리어 대부분을 주황색 옷의 비인기 팀에서 보낸 투수. 그러나 각각 90년대, 00년대 최고의 커리어 기록을 가진 투수.
사실 휴스턴 다음으로 텍사스를 좋아했고, 휴스턴 출신 둘이 각각 필리스와 양키스로 갔는데, 이상하게 격년으로만 폭발하고 잔부상도 많았던 벅만이보다는 역시 오랫동안 고생하고 복도 지지리 없던 오스왈트가 있는 필리스 쪽에 정이 많이 갑니다.
오스왈트가 호투를 거듭해서 평생 소원인 반지획득에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하나 덧붙여서 현진이의 다승이 10승 언저리였으면 올시즌이 그만큼 위대한 시즌일까요? 류현진의 방어율이 돋보이는 건 압도적인 것도 있겠지만, 득점 지원이 적은 가운데 더 적게 주며 팀승리를 쌓아갔다는데 있지요. 거기에는 그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것 역시 고려됩니다. 따라서 팀승률과 선수 류현진의 다승만 봐도 이 선수가 얼마나 고군분투했을지 보이죠.
이러쿵 저러쿵 제가 논리적으로 봤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결국 그 역시 한 선수의 단일시즌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일 뿐이죠. 그렇다면 쉽게 선수들을 줄세우고 단정지어선 안되는 거 아닐까요. MVP, 사이영상... 이런 거 그냥 그 시즌 활약한 선수들에게 주는 훈장. 당근이지 니가 젤 위대한 선수야라고 정의내려주는 건 아니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