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메이저리그 팬들이 커트 실링(48)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실링이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메이저리그를 풍미한 정상급의 오른손 에이스였다는 것. 실링은 20시즌 동안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애리조나, 보스턴 등을 거치면서 통산 216승(146패) 방어율 3.46에 삼진 3116개를 기록했다. 2004년에는 보스턴 소속으로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탄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발목 인대 수술을 받고도 마운드에 올라 양말이 피로 물드는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팀이 ‘리버스 스윕’의 기적을 만드는데 공헌했다.

또 다른 하나는 실링이 말 많고 편 가르기를 좋아하는 선수라는 것. 실링은 분명 뛰어난 투수였지만 옮겨가는 팀마다 뛰어난 언변으로 주위 선수들과 종종 마찰을 빚었다. 애리조나 시절 랜디 존슨과 마찰을 빚어 존슨을 뉴욕 양키스로 가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은퇴 이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실링이 건강에 큰 이상이 생겨 당분간 모습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ESPN은 6일 실링이 암 진단을 받아 해설위원을 비롯한 모든 방송 관련일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디에 암이 발병했는지, 치료 일정과 향후 계획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실링이 암 진단을 받으면서 ESPN의 올 시즌 중계일정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실링은 올시즌부터 ESPN이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에 해설진으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실링은 ESPN이 발표한 인터뷰에서 “내 인생은 항상 선물과 계속되는 도전의 연속이었다”라며 “최근에 나는 암 진단을 받았다. 이것은 내가 인생에서 만난 또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믿을 수 없을만큼 뛰어난 내 의료팀과 함께 나는 이 싸움을 받아들일 것이며 이길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