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디트로이트 타선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봤으면 합니다. 아래는 제 생각을 블로그에 적은 것인데, 경어체가 아님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스타전 이후 디트로이트 야수들의 타격 성적은 다음과 같다.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스탯이다. 특히 선발 전원이 3할 이상을 기록하는 Angels와 비교해 볼 때, 말로 형언못할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이 중 Avila는 마이너리그에서 갓 올라와서 아주 훌륭한 활약을 해주긴 하지만, 아직 타석수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논외로 치고, 카브레라를 주축으로 그나마 베테랑 네명이 이름에 걸맞는 활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근근히 버텨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그랜더슨(최근 12타수 무안타, 7삼진)과 나머지 하위타선은 거의 자동아웃을 연상케 하는 수준이다. 현재 투수력을 바탕으로 간신히 중부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 시점에서 디트로이트는 수뇌진들이 갖는 해결책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근시안적으로 올시즌에만 집착하지 말고 좀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으로 뭐가 있을 수 있을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하는 것은 표에서 보이는 Raburn이하 아래의 선수들은 단순히 부진에 빠진 것이 아니라 솔직히 커리어를 통틀어 봤을 때 타격에 재능이 없거나 공갈포라서 앞으로도 별로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기용을 하지 않고 백업역할만 맡기면서 장기적으로는 로스터에서 제외를 시켜야 한다. 따라서 올시즌 이후 반드시 트레이드나 FA를 통해 타선을 보강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몇가지 이슈는 다음과 같다.

• 타격코치 McClendon을 그냥 두고보아서는 안된다. 피츠버그(2001-2005)에서 필패의 명장으로 이름을 드날렸던 그는 디트로이트에서 2006년 불펜코치를 거쳐 2007년부터 타격코치를 맡게 되었는데, 당해 시즌 전반기 팀타격이 반짝한 이후 디트로이트의 타격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2007년 전반기만 두고 보더라도, 당시 세필드의 이름에 걸맞는 활약과 오도네즈와 플랑코등 베테랑들은 날아 다녔지만, 06년 +25홈런을 기록했던 템즈, 먼로, 인지등은 모두 처참한 스탯의 하락을 맛보아야만 했다. 오로지 예외는 그랜더슨인데, 06년부터 워낙 싹수를 보이는 각광받는 유망주였기 때문에, 07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활약은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랜더슨 역시 08년, 09년 계속 일관된 타력의 하락을 보여주면서 평범한 공갈포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08년 디트로이트 타선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시즌동안 1000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전혀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올릴 수 없었다. 09년 보다시피 바닥을 기는 수준이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McClendon을 신뢰할 수 있을까? 카브레라나 스타급 선수들이 단지 이름값을 해나간 것은 분명 McClendon의 공적이라 볼 수 없는 것은 분명한 것이고, 그의 지도아래서, 그 어떤 젊은선수 누구도 타격에 눈을 뜬 선수가 없다. 만일 디트로이트 수뇌부가 McClendon을 더두고 볼 수 없다면, 필요한 액션은 지금 취해야 한다. 남은 시즌을 위해서라도 현재 분위기의 일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고만고만한 유격수 둘의 플래툰은 시즌 초반 반짝했지만, 역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오프시즌 반드시 유격수 자리를 보강하여야 한다. 스타급 선수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스탯을 보여주는 선수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전력의 상승를 맛볼 것이다.

• Laird는 역시 백업이외에는 달리 설 자리가 없다. 덩치에 걸맞지 않는 미치도록 큰 스윙은 마치 06년 셀튼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운명 역시 셀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디트로이트의 미래의 안방을 Avila가 다스릴 것이라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지금부터라도 Avila를 주전으로 기용할 필요가 있다. Avila는 한 게임라도 더 경험이 필요한 시점이고, 이는 내년, 내후년 두고두고 약이 될 것이다.

• 그랜더슨을 믿어서는 안된다. 그랜더슨은 올시즌 좌투수 상대로 바보로 전락했고 (올시즌 AVG vs LHP : .178)로 컨택능력은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라인드라이브 생산능력이 줄고 팝업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또한 약간의 홈런능력만 상승했을뿐 장타능력은 전반적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07년 2루타이상의 장타가 84개에서 09년 58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시 말하면 맞으면 넘어가지만,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줄어버렸다. 또한 심각한 좌상바의 약점은 하루아침에 고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따라서 앞으로 결코 3할 타율을 못넘을 수도 있고, 07년의 성적이 선수생활을 통틀어 커리어 하이일 수도 있다. 아마 내년쯤 팀은 심각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가치가 있을 때 트레이드 해버리든지, 아니면 계속 데리고 갈 것인지. 올해가 만일 바닥이라면 다행이지만 내년에도 별 뚜렷한 개선이 없으면 단언하건대 그랜더슨은 공갈포가 확실할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라미레즈를 콜업시켜 플래툰으로 뛰게 하는 것이 아마 최선일 것이다.

• 인지는 커리어를 통틀어 컨택능력이 없으며 작은 체구에 장타력만 약간 훌륭하다. 전형적인 공갈포인데 그나마 무릎부상이라서 수비 레인지도 썩 좋지 않으며, 더이상 뜬금포를 기대할 수도 없다. 트레이드가치도 거의 없고, 팜에 이렇다할 3루 유망주도 없는 형편이라 내년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지만, 팀 형편이 나아진다면 아마 06년 처럼 9번타자가 적격일 것이다. 만일 기엔이 어깨부상에서 완쾌된다면 팀에서는 기엔을 다시 3루수로 기용하고 인지를 백업으로 쓰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팀 입장에서는 인지와 그랜더슨이 팀의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이들에게 계속 믿고 의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걔들은 기엔이나 카브레라처럼 자신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를 악물고 노력해서 다시 바운스백할 수 있는 능력이 내가 보기엔 별로 없다. 다시 말해서 일단 슬럼프에 빠지면 스스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주 평범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들한테 일관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얘들은 수비능력이 아주 뛰어나지만, 타격에서는 약간의 재능 (장타력)만 보유하고 있을 뿐임을 인정하고 오프시즌 어떻게 해야 얘들의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얘들보다 나은 대안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