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그건 바로 tough 내지는 toughness.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스포츠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단어같아요. 이번에도 다져스 관련해서 그런 기사가 나왔더군요. 아마 켄 거닉이었던 거 같아요. 류현진 담배 건을 기사화했던 올드스쿨 기자요.

다져스가 돈은 많이 썼고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 월드시리즈 우승할만큼 터프하냐? 뭐 이런거죠ㅋㅋ 

국내용으로 번역하면, 터프라는 말 그 자체보다는 근성이라는 말이 어울릴 거 같습니다. 터프가 우리나라에선 거칠다는 식으로 주로 쓰이니까요. 예를 들자면, 이용규 선수 우리식으로는 터프해보인다는 말 잘 안하잖아요. 그러나 근성있는 선수죠. 

최근에 팔꿈치 수술받는 투수들이 많은데, 선수들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기 때문에 선수들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죠. 우리만 해도 최진행 이용규 부상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굴릴려고 그런다고 김응용 감독 비난하니까요. 특히 이용규는 비싼 돈 들여서 데려온 선수니 더 그렇죠.

그러다보니 올드스쿨 감독이나 코치들은 요즘 선수들은 근성이 없다. 좀만 아프면 못하겠다고 한다는 식의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메이저는 이게 좀더 심하다고 생각하면 되죠. 다져스만 해도 그레인키랑 하렌이 호주에 안가고 남았는데 다져스 감독이 매팅리같은 덕장이 아니라 쇼월터같은 맹장이었으면 그레인키는 무리해서라도 데려갔을 겁니다. 팀 캐미에 영향도 생각해서요. 

게다가 다져스는 특히 몸값 높은 선수들이 잔부상으로 결장하는 경우가 많죠. 돈 적게 받을 땐 괜찮던 몸이 FA 계약하고 나면 쑤시는 사태는 세계 공용입니다 ㅋ 우리 추신수 선수만 해도 작년 같으면 페이스 늦추는게 두려워서라도 시범경기에 무리해서라도 더 나왔겠죠.

그런가운데 어제 커쇼의 102개 투구는 에이스에 대한 예우와 커쇼의 근성을 동시에 다시 한번 보여준 장면이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모습은 커쇼 외엔 타이거즈의 벌랜더, 카디널스의 아담 웨이니, 필리스의 클리프 리 (그리고 2년 전까지 양키스의 사바씨아와 은퇴 전의 로이 할러데이)정도 외에는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성적이 더 좋은 선수들은 있지만 제가 진짜 에이스라고 인정하는 선수들은 이 넷이에요.

커쇼는 작년에 굉장히 많이 던졌고, 포스트 시즌에서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의 전매특허라고 할수도 있는 3일 후 등판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는 부진했고 올 스토브리그에서 메가톤급 계약을 맺으면서 귀하신 몸이 되어 팀에서 아끼라는 명이 내려왔죠.

시범경기 페이스만 봐도, 류현진보다도 느렸어요. 피안타가 많아서 이닝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그러다가 갑자기 개막하니 꽝 하고 6 2/3 이닝. 

오늘 류현진 경기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이번 호주 2연전은 단기전이라서 불펜을 아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투구수를 끌어올리지 못한 선발투수들을 무리시킬 이유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2개 투구를 한 건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스 자존심을 지켜줬다라고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어때요? 여러분이 보기엔 다져스의 근성은 월드시리즈를 차지할 만 한 거 같나요? ^^

덧)물론 오늘 류현진도 류현진 빙 류현진 이었습니다. 역시 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