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는 제 2의 TB가 될 것인가?
- 작성일
- 10-12-19 10:55
KC 팜에 기대들이 크시죠? 저도 두근두근...
타선에 적어도 3명은 잭팟 확률이 8할은 넘는 것 같고 투수도 최소 2명은 터질 것 같네요. 좀 넓게 보면 팀내 10위까지가 2년 내 죄다 폭발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그런데 2007년과 2008년의 탬파를 생각해보면 현재 KC의 무브는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우선 강팀이란 뭘까요?
플로리다처럼 순간 퓨전해서 한방 터뜨리고 해체하는 것도 강팀이겠지만 대개의 경우 차곡차곡 "전략적 강화"를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키워나가는, 자신만의 "팀 컬러"가 있는 팀이 강팀일 것입니다.
90년대 무적함대 양키스는 타선에 30홈런 타자도 드물지만 한자리수 홈런 타자도 드물었습니다. 전원이 3할 전후를 쳤지만 전원 3할은 또 아니었습니다. 중심타선의 거포 몇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달렸고 수비도 모두 좋았습니다. 선발진들은 시즌 중 적당히(?) 하다 순위 결정전 같은 빅게임에서 전설적인 선수로서의 포스를 어김없이 발휘했고 7, 8회를 맡은 좌우완 셋업맨은 그야말로 철통이었고 9회는 게임오버였습니다.
양키스의 팀컬러는 제가 엊그제 개그친 "에이스 4장"도 이길 수 있는 "로티플"로 만든 것이었죠. 라인업과 로테이션 어디에도 순차적으로 이가 맞는 구성으로 꽉 채워놓아 절대로 구멍을 두지 않는 야구를 했습니다. 성을 쌓되 큰 돌로만 쌓은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돌로 알차게 틈 없이 채웠던 거죠. 저는 당시 양키스의 가장 무서운 점이 루이스 소호 같은 어딜가도 백업 오브 백업일 뿐인, 그런데 이상하게도 찬스에서 반드시 잡아주고 쳐주는 그런 선수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탬파는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전략적으로 차곡차곡 자신만의 팀컬러를 채워왔고 조믿음 감독의 뜻대로 이가 맞아 떨어졌던 것 뿐이죠.
레이스도 펀치력의 팀이 아닙니다. 페냐 덕에 방망이질이 신들렸던 2008년이었지만 기본적으로 멀리 때리기 보다는 한개의 루를 더 나아가는데 철저하게 집중했던 팀입니다. 라인업의 누구라도 달리는 팀이지만 그냥 달리는게 아니라 철저히 한칸 더 진루할 확률에 의존하는 팀이죠. 그게 볼넷이어도 좋고 진루타여도 좋고 도루여도 좋고, 잰 걸음으로 2루타성 타구에 3루를 노리는 것이어도 좋고, 큰 리드 폭과 좋은 주루센스로 어중간한 타구 때 홈을 노리는 것이어도 좋습니다. "4개의 루를 차곡차곡 진루하기만 하면 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
2009년을 지나 2010년 탬파의 타선은 완전 조t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악이었죠. 페냐가 멘도사 라인 뒤로 물러서자 롱고리아도 힘을 잃었고 배신자 버렐은 그토록 기대했던 활약을 엉뚱하게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꺼번에 터뜨린데다 재계약에선 대인배의 호기까지 부리고 ㅡ,.ㅡ
최근 20년 간 모든 팀을 분석해보았지만 2010년의 탬파처럼 낮은 공격력에 높은 승리를 거둔 팀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거기에 좀 가까웠던 팀이 양키스였습니다. 2003년도던가.. 여튼...
야구는 기본적으로 리그제라 토너먼트식과는 달리 무서운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져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10번 싸워 10번 이겨야 하는 토너먼트와 달리 야구는 여유있는 강대국 미국같은 게임이라... 10번 싸워 6번, 또는 7번만 이기면 됩니다. 이게 9이닝의 한 게임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아홉 이닝 모두 점수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한두번만 집중하면 됩니다. 탬파의 선수단은 이 점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치 90년대 양키스처럼...
그러나 동시에 아홉이닝 모두를, 10번 싸워 10번 모두를 반드시 잘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수비입니다. 수비는 한 순간 실책이 끝이라는 심정으로 임해야 합니다. 탬파의 2008년은 사실 수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원래 탬파는 수비사 시망인 팀이었습니다. 모든 노련한 감독들은 망해가던 팀을 맡으면 수비부터 손을 댑니다. 유일하게 그러지 않는 감독은 이번에 짤린 부산의 로 감독 정도라고 할까요? 하긴 이 양반은 노련한 감독은 아니군요. 여튼...
탬파는 저질 수비팀이었습니다. 일단 수퍼스타 자질이 충만한 롱고리아를 3루에 안착시키고, 그들의 그림을 완성시켜 준 것은 소중한 공격수들이 아니라 평범한 수비수들이었습니다. 이제는 팀을 떠난 고마운 바틀렛이 침착함이란 무엇인지를 묵묵히 실천해 보여줬고 구멍 많은 수비를 이곳저곳 땜빵 쳐주던 그라운드의 마당쇠 좁노예가 알토란 같은 수비 실력을 뽐낼 때 경험도 일천한 나바로가 10년 쯤 뛴 베타랑 포수처럼 안방을 지켜줬습니다. 외야는 칼크가 한 쪽을 확실히 잊어주게 해주었고 고질병이던 중원도 내야에서 시망이던 업둥이가 은근 실력을 발휘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죠. 게다가 페냐의 1루도 장난 아니게 좋았습니다.
즉 탬파는 라인업을 공격력이 아닌 수비력을 우선으로 채워나갔습니다. 2011년 탬파도 불펜이 심히 염려되지만 대망하지 않으리라 다들 믿는 건 이 수비력입니다. 1루의 땡 존슨과 포수 제이서가 심히 걱정이긴 합니다만 내야(션로드-불낙-롱노예)와 외야(제닝스-업둥-좁노예)는 여전히 공격력 우선이 아니라 철저히 수비력 우선인 라인업입니다. 이들 새 라인업이 2008~2010년의 "한두번만 물어 뜯으면 이긴다"는 교훈을 타선에서 잘 깨닫기만 한다면 기회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봅니다.
반면 마운드에선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가면서 홀로 마운드를 지켜내 가진 거라곤 똥배짱 뿐인 쉴즈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습니다. 쉴즈가 올해 대망했다곤 하나 이 친구가 없었다면 지난 3년의 탬파도 절대 없었을 겁니다. 즉 성적 이상으로 기여한 바가 엄청난 선수죠. 거기다 스틸에 가까운 굿 무브였던 델몬트 딜의 가자가 성질이 보통이 아닌 놈이었던 것입니다. 이 놈은 분명 에이스감입니다. 그러나 에이스는 아닙니다. 조감독도 이 사실을 알았던 걸까요? 한번도 가자에게 에이스 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올해 쉴즈가 망했지만 내년 에이스 자리는 프라이스입니다. 가자는 내년에도 이를 악 물 겁니다.
불펜은 솔직히 땜빵과 실험정신, 몇몇의 보살급 희생정신으로 점철된 끔찍한 지난 날입니다. 탬파가 다시 무너진다면 약점은 훤히 보이는 거죠. 그런데 이건 외팔이 검객이나 장님 무사 같은 겁니다. 핸디캡이 뭔지 적에게 뻔히 보여주고 덤빌 때 역설적이지만 그 핸디캡은 더 이상 핸디캡이 아닙니다. 여전히 힘들겠지만 장님에겐 장님에게 맞는, 외팔이에겐 외팔이에게 맞는 검술을 익히면 그만입니다. 조감독이 그런 양반이니까요.
얘기가 길었는데... 탬파의 신흥명문 부상에는 몇 가지 전략적 어젠다가 뻔히 보입니다.
1. 좋은 구단 프런트와 코칭 스텝
2. 수비력 > 주력 > 공격력 순의 전력 보강
3. 신구 키 플레이어의 안정적 포진
4.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전략적 팀 구성
KC가 만일 TB 모델을 노린다면 저는 단언컨데 현재 상태로는 실패라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우선 KC의 프런트와 코칭 스텝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탬파는 단 한번도 비옥한 유망주 팜을 믿고 야구를 한 적이 없습니다. 반면에 KC의 팜은 2008 이전 탬파의 팜보다 두세배는 더 풍작입니다. 야구는 수퍼루키나 수퍼올드스타만으로 모아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수퍼루키들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타격으로 금새 자리를 잡는 확률보다 수비나 주루로 금새 자리를 잡는 확률이 훨씬 낮습니다. 재능과 숙련도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KC는 탬파의 3번 항에 해당하는 그링키의 마음을 잃었습니다. 반드시 그링키여야 할 이유도 없지만 그를 잃고서 몬테로 같은 팜의 쇼핑 목록을 추가한다한들 KC의 미래가 밝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제가 틀렸군요. KC의 미래는 밝습니다, 그 어떤 팀보다. 그러나 미래는 미래일 뿐입니다. 그 미래가 KC에게 현재로 다가올 때 어두워질 뿐입니다.
이런 좋은 보배들을 가지고서 그들은 "구슬 서말을 꿰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지켜보도록 하죠. 양키스나 보스턴, 탬파처럼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돈질도 궁핍도 명백하고 색깔이 뚜렷한 철학입니다.) 임하는지 지켜봅시다.
타선에 적어도 3명은 잭팟 확률이 8할은 넘는 것 같고 투수도 최소 2명은 터질 것 같네요. 좀 넓게 보면 팀내 10위까지가 2년 내 죄다 폭발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그런데 2007년과 2008년의 탬파를 생각해보면 현재 KC의 무브는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우선 강팀이란 뭘까요?
플로리다처럼 순간 퓨전해서 한방 터뜨리고 해체하는 것도 강팀이겠지만 대개의 경우 차곡차곡 "전략적 강화"를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키워나가는, 자신만의 "팀 컬러"가 있는 팀이 강팀일 것입니다.
90년대 무적함대 양키스는 타선에 30홈런 타자도 드물지만 한자리수 홈런 타자도 드물었습니다. 전원이 3할 전후를 쳤지만 전원 3할은 또 아니었습니다. 중심타선의 거포 몇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달렸고 수비도 모두 좋았습니다. 선발진들은 시즌 중 적당히(?) 하다 순위 결정전 같은 빅게임에서 전설적인 선수로서의 포스를 어김없이 발휘했고 7, 8회를 맡은 좌우완 셋업맨은 그야말로 철통이었고 9회는 게임오버였습니다.
양키스의 팀컬러는 제가 엊그제 개그친 "에이스 4장"도 이길 수 있는 "로티플"로 만든 것이었죠. 라인업과 로테이션 어디에도 순차적으로 이가 맞는 구성으로 꽉 채워놓아 절대로 구멍을 두지 않는 야구를 했습니다. 성을 쌓되 큰 돌로만 쌓은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돌로 알차게 틈 없이 채웠던 거죠. 저는 당시 양키스의 가장 무서운 점이 루이스 소호 같은 어딜가도 백업 오브 백업일 뿐인, 그런데 이상하게도 찬스에서 반드시 잡아주고 쳐주는 그런 선수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탬파는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전략적으로 차곡차곡 자신만의 팀컬러를 채워왔고 조믿음 감독의 뜻대로 이가 맞아 떨어졌던 것 뿐이죠.
레이스도 펀치력의 팀이 아닙니다. 페냐 덕에 방망이질이 신들렸던 2008년이었지만 기본적으로 멀리 때리기 보다는 한개의 루를 더 나아가는데 철저하게 집중했던 팀입니다. 라인업의 누구라도 달리는 팀이지만 그냥 달리는게 아니라 철저히 한칸 더 진루할 확률에 의존하는 팀이죠. 그게 볼넷이어도 좋고 진루타여도 좋고 도루여도 좋고, 잰 걸음으로 2루타성 타구에 3루를 노리는 것이어도 좋고, 큰 리드 폭과 좋은 주루센스로 어중간한 타구 때 홈을 노리는 것이어도 좋습니다. "4개의 루를 차곡차곡 진루하기만 하면 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
2009년을 지나 2010년 탬파의 타선은 완전 조t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악이었죠. 페냐가 멘도사 라인 뒤로 물러서자 롱고리아도 힘을 잃었고 배신자 버렐은 그토록 기대했던 활약을 엉뚱하게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꺼번에 터뜨린데다 재계약에선 대인배의 호기까지 부리고 ㅡ,.ㅡ
최근 20년 간 모든 팀을 분석해보았지만 2010년의 탬파처럼 낮은 공격력에 높은 승리를 거둔 팀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거기에 좀 가까웠던 팀이 양키스였습니다. 2003년도던가.. 여튼...
야구는 기본적으로 리그제라 토너먼트식과는 달리 무서운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져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10번 싸워 10번 이겨야 하는 토너먼트와 달리 야구는 여유있는 강대국 미국같은 게임이라... 10번 싸워 6번, 또는 7번만 이기면 됩니다. 이게 9이닝의 한 게임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아홉 이닝 모두 점수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한두번만 집중하면 됩니다. 탬파의 선수단은 이 점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치 90년대 양키스처럼...
그러나 동시에 아홉이닝 모두를, 10번 싸워 10번 모두를 반드시 잘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수비입니다. 수비는 한 순간 실책이 끝이라는 심정으로 임해야 합니다. 탬파의 2008년은 사실 수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원래 탬파는 수비사 시망인 팀이었습니다. 모든 노련한 감독들은 망해가던 팀을 맡으면 수비부터 손을 댑니다. 유일하게 그러지 않는 감독은 이번에 짤린 부산의 로 감독 정도라고 할까요? 하긴 이 양반은 노련한 감독은 아니군요. 여튼...
탬파는 저질 수비팀이었습니다. 일단 수퍼스타 자질이 충만한 롱고리아를 3루에 안착시키고, 그들의 그림을 완성시켜 준 것은 소중한 공격수들이 아니라 평범한 수비수들이었습니다. 이제는 팀을 떠난 고마운 바틀렛이 침착함이란 무엇인지를 묵묵히 실천해 보여줬고 구멍 많은 수비를 이곳저곳 땜빵 쳐주던 그라운드의 마당쇠 좁노예가 알토란 같은 수비 실력을 뽐낼 때 경험도 일천한 나바로가 10년 쯤 뛴 베타랑 포수처럼 안방을 지켜줬습니다. 외야는 칼크가 한 쪽을 확실히 잊어주게 해주었고 고질병이던 중원도 내야에서 시망이던 업둥이가 은근 실력을 발휘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죠. 게다가 페냐의 1루도 장난 아니게 좋았습니다.
즉 탬파는 라인업을 공격력이 아닌 수비력을 우선으로 채워나갔습니다. 2011년 탬파도 불펜이 심히 염려되지만 대망하지 않으리라 다들 믿는 건 이 수비력입니다. 1루의 땡 존슨과 포수 제이서가 심히 걱정이긴 합니다만 내야(션로드-불낙-롱노예)와 외야(제닝스-업둥-좁노예)는 여전히 공격력 우선이 아니라 철저히 수비력 우선인 라인업입니다. 이들 새 라인업이 2008~2010년의 "한두번만 물어 뜯으면 이긴다"는 교훈을 타선에서 잘 깨닫기만 한다면 기회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봅니다.
반면 마운드에선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가면서 홀로 마운드를 지켜내 가진 거라곤 똥배짱 뿐인 쉴즈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습니다. 쉴즈가 올해 대망했다곤 하나 이 친구가 없었다면 지난 3년의 탬파도 절대 없었을 겁니다. 즉 성적 이상으로 기여한 바가 엄청난 선수죠. 거기다 스틸에 가까운 굿 무브였던 델몬트 딜의 가자가 성질이 보통이 아닌 놈이었던 것입니다. 이 놈은 분명 에이스감입니다. 그러나 에이스는 아닙니다. 조감독도 이 사실을 알았던 걸까요? 한번도 가자에게 에이스 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올해 쉴즈가 망했지만 내년 에이스 자리는 프라이스입니다. 가자는 내년에도 이를 악 물 겁니다.
불펜은 솔직히 땜빵과 실험정신, 몇몇의 보살급 희생정신으로 점철된 끔찍한 지난 날입니다. 탬파가 다시 무너진다면 약점은 훤히 보이는 거죠. 그런데 이건 외팔이 검객이나 장님 무사 같은 겁니다. 핸디캡이 뭔지 적에게 뻔히 보여주고 덤빌 때 역설적이지만 그 핸디캡은 더 이상 핸디캡이 아닙니다. 여전히 힘들겠지만 장님에겐 장님에게 맞는, 외팔이에겐 외팔이에게 맞는 검술을 익히면 그만입니다. 조감독이 그런 양반이니까요.
얘기가 길었는데... 탬파의 신흥명문 부상에는 몇 가지 전략적 어젠다가 뻔히 보입니다.
1. 좋은 구단 프런트와 코칭 스텝
2. 수비력 > 주력 > 공격력 순의 전력 보강
3. 신구 키 플레이어의 안정적 포진
4.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전략적 팀 구성
KC가 만일 TB 모델을 노린다면 저는 단언컨데 현재 상태로는 실패라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우선 KC의 프런트와 코칭 스텝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탬파는 단 한번도 비옥한 유망주 팜을 믿고 야구를 한 적이 없습니다. 반면에 KC의 팜은 2008 이전 탬파의 팜보다 두세배는 더 풍작입니다. 야구는 수퍼루키나 수퍼올드스타만으로 모아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수퍼루키들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타격으로 금새 자리를 잡는 확률보다 수비나 주루로 금새 자리를 잡는 확률이 훨씬 낮습니다. 재능과 숙련도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KC는 탬파의 3번 항에 해당하는 그링키의 마음을 잃었습니다. 반드시 그링키여야 할 이유도 없지만 그를 잃고서 몬테로 같은 팜의 쇼핑 목록을 추가한다한들 KC의 미래가 밝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제가 틀렸군요. KC의 미래는 밝습니다, 그 어떤 팀보다. 그러나 미래는 미래일 뿐입니다. 그 미래가 KC에게 현재로 다가올 때 어두워질 뿐입니다.
이런 좋은 보배들을 가지고서 그들은 "구슬 서말을 꿰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지켜보도록 하죠. 양키스나 보스턴, 탬파처럼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돈질도 궁핍도 명백하고 색깔이 뚜렷한 철학입니다.) 임하는지 지켜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