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슈퍼루키 브라이언트 데뷔, 컵스 107년 한 풀까
- 작성일
- 15-04-19 16:05
 |
| 시카고 컵스의 슈퍼루키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1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때리고 있다. ⓒGettyimages/멀티비츠 |
메이저리그가 ‘슈퍼루키’의 데뷔에 활활 타오르고 있다. 시카고 컵스 107년 동안의 한(恨)을 풀어줄 기대주, 크리스 브라이언트(23)다.
브라이언트가 지난 18일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서 드디어 데뷔전을 치렀다. MLB닷컴은 브라이언트의 데뷔 소식에 ‘첫 유니폼 등번호 마킹 장면’까지 촬영해 공개했다. 컵스 조 매든 감독은 신인 타자를 과감하게 4번·3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컵스 사상 신인 타자의 데뷔전 4번 기용은 2차대전 중 하인즈 베커 이후 처음이었다.
브라이언트가 보여준 엄청난 성적에도 그의 데뷔는 개막 후 12일을 기다려야 했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브라이언트가 마이너리그에 12일만 더 머물면 2021시즌까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것을 늦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이전스 스캇 보라스와 선수노조가 ‘꼼수’라고 반발했지만 컵스는 “절대 규정 때문이 아니다. 마이너리그 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라고 우겼다. 심지어 주전 3루수 마이크 올트가 지난 12일 투구에 맞아 손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어도 브라이언트를 끌어올리는 대신 조나단 에레라, 아리스멘디 알칸트라 등을 3루에 쓰며 버텼고 외야수 크리스 코글란까지 3루에 투입했다. 컵스 3루수들의 올시즌 타율은 1할대에 그쳤다.
결국 12일을 채웠고, 컵스는 곧장 브라이언트를 데뷔시켰다. 테오 엡스타인 구단 사장은 “부담감을 덜어주기 이해 원정경기에 데뷔시키고 싶었지만 (3루수)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애써 변명했다.
슈퍼루키의 데뷔전, 브라이언트의 아버지 마이크는 아들의 데뷔전에 감격해 눈물까지 흘렸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브라이언트는 샌디에이고 선발 제임스 실즈의 체인지업에 연신 헛방망이를 돌리며 3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컵스의 최근 100년간 데뷔전에서 무안타 3삼진을 기록한 3번째 선수가 됐다. 현지 언론들은 ‘브라이언트 역시 인간이었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2번째 경기에서 ‘슈퍼루키’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브라이언트는 1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안타와 볼넷 3개를 얻어내며 5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2-1로 뒤진 5회에 첫 안타를 동점 적시타로 만들었다. 연장 11회에는 샌디에이고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럴을 상대로 내야 안타를 때려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매든 감독은 “안타도 좋지만 신인이 볼넷 3개를 참고 골라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칭찬했다.
컵스는 이날 스탈린 카스트로의 끝내기 안타로 7-6 승리를 따냈다. 컵스(6승4패)가 시즌 개막 10경기에서 승률 5할을 넘긴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브라이언트의 데뷔는 컵스 팬들로 하여금 ‘한풀이’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한다. ‘염소의 저주’로 유명한 컵스의 마지막 우승은 대한제국 순종 2년때인 1908년이 마지막이었다. 올해가 우승한지 107년이 되는 해다.
;)
